국제정치학의 사상들, 국제정치에 대한 세 가지 관점

나는 학부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항상 정치외교학이라는 과 이름이 이상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사실 '외교학'을 배우진 않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치-국제정치학과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하는 것도 이상하게 들리긴 한다. 얼마전 도서관에 있는데 학부에 있는 한국 학생이 구성주의가 뭔지 설명해 줄 수 있냐고 해서 전에 정리해둔 것을 찾아 보내주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썩 나쁘지 않아서 블로그에 올려본다.

● Utopianism 이상주의
 - 이상주의 단계에서 학자들은, 현존하는 ‘사실’이나 인과관계에 대한 분석보다는 전적으로 그들이 목표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그리는 데만 몰두한다.
 - 정치에 관한 첫 학문적 시도는 중국에는 공자, 그리스에서는 플라톤이라고들 한다. 그들이 그런 시도를 한 것은 당시 정치제도의 영향 때문이었지만, 그들이 추구한 것은 그들이 혐오한 죄악들의 원인이나 당시 정치제도의 본질에 대한 분석이 아니다. 납으로 금을 만들겠다는 연금술사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주창한 것은 현실을 전적으로 부정한 상상속의 세계였다. 그들이 주창한 새로운 정치질서는 당시의 현실과 마치 금과 납이 서로 다르듯 달랐다. 그들의 정치학은 분석의 산물이 아니라 의욕의 산물이었다.
 - 국제정치학도 목적론적 측면에서 시작했다. 세계대전의 참화로 전쟁을 방지하자는 열정이 이 학문의 방향과 내용을 지배했다. 국제정치학은 유토피아적 성격이 두드러졌다. 초기에는 전적으로 목표에만 매달린 나머지, 수단에 대한 분석적 비판은 파괴적이거나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었다. 평화를 위해 국제연맹을 만든 윌슨 대통령과 한 보좌관의 대화가 이상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윌슨대통령에게 한 보좌관이 국제연맹의 성공여부를 묻자 윌슨은 “안되면 되게하라”(If it won't work, it must be made to work)라고 답했다고 한다. 1931년 이후 일련의 사태로 인해 의욕만으로는 국제정치학의 기반을 삼을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국제문제에 대한 비판적이고 분석적 생각이 발붙일 여지가 생긴 것이다. 여기서 현실주의가 등장한다.

● 현실주의
 - 현실주의는 사실을 사실로 수용하고 그 인과관계의 분석에 초점을 둔다. 그러므로 현실주의는 목적의 역할을 평가절하하고 묵시적, 명시적으로 사고의 기능이 사태의 진전을 연구하는 것이지 이에 영향을 미치거나 혹은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 현실주의자에게 진실이란 “일시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위해 실용적으로 조정된 불편한 경험에 지나지 않는다.” - 생각은 목적지향적이다. (이상주의의 근본 비판)
 - 현실주의의 문제 : 논리적으로는 맞을지 몰라도 사상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마리를 제공하지 못함.
 - 국제정치사상의 지배적 전통
 - 국제정치의 주요 문제는 전쟁과 무력의 사용
 - 주요행위자는 국가
 - Richard Nixon, Henry Kissinger : 미국의 권력 극대화와 다른 국가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의 최소화를 도모
 - 자유주의는 유토피안적 몽상이다.

● 자유주의 (이상주의 + 다원주의 + 경제적 자유주의)
 - 지구적 사회가 존재하고 국가와 함께 기능
 - 무역, 인적교류, UN, 국제기구 - 무정부 상태의 특성을 흐림
 - 현실주의가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차이를 과장, 극단적 상황에만 초점

● 현실주의 & 이상주의
※ 이상과 현실은 정치학의 두 얼굴이다.
 - 모든 건전한 정치사상은 이상과 현실 모두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 현실주의는 국제정치의 적나라한 권력투쟁을 분석하지만, 대안적인 모습을 제시하지 못한다.
 - 이상의 추구는 현실주의의 표적이 되겠지만, 인간의 의지는 끊임없이 현실주의의 논리적 결론에서 탈출하여 새로운 국제질서의 모습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것이 한번 정치적 모습으로 구체화되면 이내 자기기익과 위선으로 오염되어버리고 또 다시 현실주의의 공격을 받게 된다. 


● 구성주의
 - 구성주의는 일종의 접근법이다.
 - 현실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두 가지 전통적 이론을 특징짓는 과학적 법칙의 추구를 거부하고 불확실한 일반화를 모색하며 종종 설명의 한 형태로 깊이 있는 묘사를 한다. 
 - 다소 허술하게 공식화되거나 예측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구성주의 접근법은 두 주요 이론이 종종 간과하는 부분에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 도구적 합리성의 실행 이전에 어떻게 선호와 인식이 형성되는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Alexander Wendt "무정부 상태는 국가들이 만드는 것“
   -> 미국인들이 영국의 핵폭탄 500개보다 북한의 핵폭탄 하나를 더 우려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의 이론 뿐 아니라 우리 삶에 의미를 갖는 국가, 주권 등의 개념이 불변의 실재로 ‘저편에(Out there)’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임을 지적한다.

● 국제정치란 무엇인가? - 세 가지 형태의 세계정치
 1. 세계제국체제(World Imperial System) - 로마제국, 중국제국, 몽골제국
    - 하나의 정부가 그와 접촉한 대부분의 세상 지배 / 소통의 결여로 다른 제국과의 분쟁 없음(지역적 제국)
    - 고대 중세 제국의 영역 내에서 질서와 문화, 문명이 발전
 2. 봉건체제
    - 개인의 충성과 정치적 의무가 영토적 경계만으로 정해지지 않음.(개인은 지방영주에게 충성을 다하는 동시에, 먼 곳의 귀족, 혹은 로마의 교황에게까지 의무를 가짐)
    - 봉건체제하 분쟁은 근대 영토분쟁과 달리 내부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서로 얽혀있으며, 비영토적 충성심이나 비영토적 분쟁과 연관
3. 무정부체제(Anarchic State System) - 고대그리스, 15c 이탈리아 도시국가, 베스트팔렌 이후 근대국가
    - 1648 베스트팔렌 조약
         • 30년 전쟁(마지막 종교적 대전쟁, 근대국가들의 첫 전쟁) 종식
         • 주권영토국가를 국제체제의 가장 지배적 형태로 자리잡게 한 조약
    - 오늘날 국제정치의 형태 : 보편적 주권이 존재하지 않고, 국가들 위에 군림하는 지배자도 없는 정치 / Self-help System / 자연 상태

- 무정부체제에 대한 다른 견해 (현실주의 & 자유주의의 기원)
         • 토마스 홉스 - 내전으로 파괴된 영국에서 태어남
           - 불안, 힘, 생존
           - 자기보존이 인간의 원초적 관심, 자연 상태에서는 이기적 개인들 간의 끊임없는 경쟁 때문에 이런 자기보존의 원초적 목표를 쉽게 달성하기 어렵다.
           - 자연 상태는 전쟁상태며,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의 장이다.
           - 자기보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를 만들었다.(사회계약/리바이어던)
           - 현실주의의 근거가 됨
         • 존 로크 - 홉스이후 반세기, 나아진 시기에 태어남
           - 자연 상태에 공동의 주권자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고 서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정부 상태가 홉스의 생각만큼 위험하지는 않다는 주장.
           - 자유주의의 근거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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