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없이, 날짜만 바꿔서 재선거?? 끝나지 않는 잔지바 선거 위기

지난달 22일, 잔지바 선거 위원회 (ZEC)의 위원장 제차 살림 제차(Jecha Salim Jecha)가 작년 10월 실시되었다가 개표중 무효선언된 선거의 재선거 일정에 대해 발표했다. 당시 석연치 않게 무효화되었던 선거는 현직 잔지바 대통령 알리 모하마드 셰인(Ali Mohammed Shein)이 선거에서 지는 결과가 나오자 그와 집권당 CCM이 무효화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으며 잔지바의 긴장감을 고조시켜왔다. 이후 선거 무효화로 자리를 지키게 된 셰인 대통령과 CUF의 대선 후보인 셰이프 샤리프 하마드 (Seif Sharif Hamad)가 수차례 만나 해결방안을 모색했지만, 그렇다할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탄자니아 연방 공화국 대통령 존 마구풀리(John Magufuli)의 개입 또한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가운데 침묵을 지키던 제차 위원장이 갑자기 3월 20일 재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한 것인데, 그 내용이 이상하다. 이 투표는 선거운동 없이 투표만 진행되며, 작년 10월 선거의 선거인단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한다. 이미 정해진 결과에 투표라는 절차만 밟는 느낌이 든다. 3월 20일 투표에 하마드 후보가 참여할 것인지, 보이콧 할 것인지, 참여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참여하지 않는 다면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잔지바의 선거 위기는 이렇게 또 3월 말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이 선거는 연방 공화국 헌법 개헌논의와도 어느정도 겹쳐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탄자니아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겠다. 


여담이지만, 잔지바는 정말 아름다운 섬이다. 야시장 뽀로다니에 가면 맛있는 (하지만 먹으면 배탈날 것 같은) 길거리 음식들을 즐길 수 있고, 시가지에 들어서면 마치 중동 어느 나라에 있는 것 같은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미로같은 골목골목을 걷기만 해도 시간가는줄 모르게 즐겁다. 시가지를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해변들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만약에 혹시나(....) 결혼을 하게 된다면, 신혼여행은 꼭 잔지바로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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