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타운의 물 부족 사태, 그리고 '미래'로서의 아프리카

케이프타운 당국이 2월 1일부터 1인당 1일 물 사용량을 50리터로 제한한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케이프타운에 상수도가 끊기는 날, 그래서 사람들이 줄 서서 물 배급을 받아야 하는 날인" Day Zero"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인데, 케이프타운은 지난 3년간 감수량이 적었고, 특히 지난해엔 수십 년 내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이에 케이프타운 당국은 시민들에게 물 사용을 줄여줄 것을 당부해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가뭄도 길어져 결국 "Day Zero"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비상시 활용될 200개의 물 배분소를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Picture: Twitter @CityofCT

케이프타운 시민들의 근본적인 행동 변화가 일어나거나, 갑자기 비가 오는 기상이변이 생기지 않으면 않으면(지난 2년간 비는 5월 말부터 내리기 시작했다고 함), 4월쯤엔 370만 케이프타운 시민의 가정에 있는 수도꼭지가 무용지물이 되어 매일 물 배급소에 나와 줄 서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Picture: Twitter @CityofCT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서 일어나는 유례없는 일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아프리카를 '개발도상'에 있는 나라라고 부르며 선진국을, 한국을 따라잡으려는, 혹은 따라잡아야 하는, 국가로 보는 것 대신, 우리가 마주할 미래를 먼저 경험하고 있는 국가로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다른 의미로 '미래', 경제성장의 파트너, 마지막 남은 투자처 등으로 보는 한국 사람도 많지만, 그보다는 진짜 전 지구의 미래를 먼저 경험하는 의미로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시화, 기후변화, 빈부격차, 극단주의, 자원부족과 같은 전 지구적 문제의 최전선엔 아프리카 국가와 그 시민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문제의 양상은 그동안 인류가 축적한 경험 안에서 해결하기엔 너무나 급격하고,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모두를 위해 그들과 연대하고, 그들에게서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Picture: Twitter @CityofCT

*케이프타운의 물 부족 사태는 여행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혹시 이 기간동안 케이프타운 방문 계획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Save like a Local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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