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글] 2017년 아프리카의 민주주의에 대해 우리가 배울 수 있었던 다섯 가지 (Nic Cheeseman)

* 이 글은 버밍엄 대학교 교수 닉 치즈만(Nic Cheeseman)이 케냐 언론 Daily Nation에 기고한 글을 번역한 글이다. (칼럼 원문) 

케냐의 대법관들. Photo: Nation Media

지난 12개월은 아프리카의 민주주의에선 혼란스러운 시간이었다.

쿠데타 같지 않은 쿠데타들이 있었고, 선거 같지 않은 선거들도 있었다. 이런 면에서 작년은 환각의 해였다.

2016년처럼 대세는 분명했다. 주목할만한 몇몇 예외들을 제외하면 1990년대 초반의 성과가 다원적 정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정부에게 위협받았다.

2017년은 민주주의가 퇴보할 위험에 대한 더 많은 증거를 제공했다.

하지만 강력한 대통령들이 당혹스러운 패배에 시달리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2017년의 교훈은 무엇이고 내년의 헤드라인은 무엇이 될까?


- 군대와 분란을 일으키지 마라

2017년 11월, 짐바브웨군은 대통령 로버트 무가배를 가택연금하고 그를 퇴진시켰다.

군은 영리하게도 대통령 주변의 '범죄자'들을 제거한다는 교정적인 행위로 그들의 개입을 규정했다.

사실은 군이 자신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지키려는 노력을 대변했는데도 말이다.

치웽가 장군이 에머슨 음난가과(군과 가까운 정치인)의 해임에 반대하며 나섰을 때, 그는 교체되고 체포되어 반역죄로 기소되었다. 즉, 치웽가는 잃을 게 없었고, 군의 개입을 통해 얻을 것은 많았다. 따라서 무가베의 퇴진은 아프리카의 30년간의 다당제 선거에도 불구하고 군부와의 갈등은 여전히 치명적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사례다.


- 당신이 예의 바른다면 살해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짐바브웨에서의 군의 개입은 역사상 가장 정치적인 쿠데타로도 주목할만하다. 국내, 국외의 비판을 피하고자 쿠데타를 조직한 사람들은 그들의 권력 탈취가 헌법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다. 무가베는 사형당하거나 망명길에 오르는 대신 자신의 집에 머물며 그를 가둔 사람들과 사진을 찍게 되었다.

놀랍게도 이런 연극은 통했다. 무가베를 물러나는 것을 기뻐하며, 심지어는 몇몇 헌신적인 민주주의자들조차도 어쩔 수 없이 '정권교체'를 환영할 준비를 해야 했다.

피 흘리지 않는 쿠데타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의 의지는 문제가 있다. 첫째로 다른 나라의 군이 이를 시도하고 따라 하려는 것을 부추길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옳지 않다. 군이 권력을 가지려고 할수록 사망자와 인권침해가 증가한다는 리포트가 많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의 증언이 마침내 사람들에게 들리게 된다면, 쿠데타와 그 후유증에 대해 아주 다른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 법관은 그들만으론 민주주의를 증진할 수 없다.케냐의 대법원은 9월 1일,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우후루 케냐타)의 선거 결과를 무효선언하면서 역사를 만들었다. 이렇게 주목할만한 사법적 독립성의 행사는 아프리카와 전 세계에서 기려졌다. 민주주의자들은 사법 운동의 새로운 장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재선거가 광범위한 개혁과 더 나은 절차를 이끌 거라는 희망은 너무 희망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재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정치적 개입이 계속되고 가장 유력한 야권후보 라일라 오딩가의 선거 보이콧으로 첫 번째 선거만큼이나 논란이 되었다.

케냐의 경험은 대단하다. 왜냐하면, 독립된 사법기관이 민주주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정치 시스템의 다른 약점에 의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입법권과 강제성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결정을 강제하려면 다른 기관에 의존해야만 했다. 그래서 법의 지배를 강제할 역량이 제한적이었다.



- 정치적 배제는 분리주의를 키운다

지난 12개월간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카메룬, 케냐, 나이지리아의 분리주의 바람이었다. 분리된 국가 건설의 요구는 복잡한 뿌리를 갖고 있지만, 개별 사안은 정치적, 법적으로 배제된다는 인식이 그리고 특정 민족이나 언어 공동체가 몇십 년 동안 대통령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분리주의 운동의 불씨를 댕겼다.

이러한 운동은 아주 다양한 역학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공통으로 시위를 이끌고, 정부의 적대적인 대응에 부닥친다. 어쩌면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운동은 사실 분리 독립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개별 사례에서 반대파 지도자는 분리독립의 위협을 그들의 정치적 배제를 강조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들의 요구가 일부 받아들여졌지만, 분리주의의 바람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국가 정체성을 약화해 미래의 정치 갈등으로의 길을 닦을 것이다.


- 서양 기업들이 문제의 일부다

지난해엔 어떤 서양 기업들이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홍보로 아프리카의 정치 지도자를 얼마나 도왔는지 드러났다.

가장 주목할만한 예는 영국의 '명성 관리 에이전시'인 벨 포팅거(Bell Pottinger)로, African National Congress의 낮은 성과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남아공 내 인종 갈등을 고조시키는 선거 캠페인을 짠 것으로 비난받고 있다.

이 회사는 10만 파운드를 매달 받았는데, 스캔들이 터지고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 금액은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벨 포팅거가 그렇게 망하는 동안, 그들이 뭐 하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벨 포팅거와 비슷한 일을 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이런 계약들이 돈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고, 그들의 활동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서양 회사들이 앞으로의 아프리카 선거에도 수상한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음 12개월은 아프리카의 민주주의에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상황에서 아프리카는 드물게 많은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시에라리온에서 곧 실시될 선거가 잘될 가능성이 가장 높고, 카메룬, 말리, 남수단, 짐바브웨에서 뒤이을 선거는 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말리와 남수단은 정치적 불안과 취약한 제도 아래에서 신뢰할만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아주 큰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다.

확고한 정권이 정치치형을 철저히 관리하는 카메룬과 짐바브웨의 상황은 상당히 달라, 이들은 절대 지지 않을 선거를 치를 것이다.

하지만 패배주의자가 되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 지난 몇 해 동안 예상치 않은 대단한 민주적인 약전이(감비아, 나이지리아, 케냐 등에서) 있었다. 다음 대단한 민주적 순간은 바로 저 코너 뒤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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