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떨어지는 대칭이나 균형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마주하면 설명하기 어려운 쾌감이 느껴지곤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스더 마흐랑구 박사의 작품은 기하학적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여준다.
은데벨레(Ndebele) 민족 출신의 예술가 에스더 마흐랑구(Esther Mahlangu)가 지난 9일, 요하네스버그 대학교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여식에서 요하네스버그 대학교의 예술, 디자인, 건축대학의 학장은 마흐랑구의 문화적 업적을 기리고자 명예 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1935년에 태어나 10살 무렵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마흐랑구 박사는 은데벨레 여성들이 집의 외관을 칠하던 전통을 이어 벽화, 캔버스 페인팅, 비즈공예 등을 해왔다. 대단한 건 그의 작품이 다양한 직선과 도형으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별다른 도구 없이 붓으로만 그림을 그려낸다는 것이다. 마흐랑구 박사에게 BMW 올드카를 칠하는 걸 의뢰한 적 있는 Manana는 "에스더는 닭털을 붓으로 이용해서 이 차를 칠했고, 그의 디자인에는 많은 직선이 있는데 자는 사용하지도 않았어요. 81세 여성으로선 대단한 일이 아닌가요!?"라며 놀란 적이 있다(기사 원문).
50년된 BMW Isetta와 81세의 마흐랑구의 만남. Photo: 위 언급된 기사 |
1989년 프랑스의 한 미술전(Magiciens de la terre, @the Centre Pompidou)에 초대받으며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마흐랑구 박사는 1991년 BMW 아트카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된다. BMW 아트카 프로젝트는 앤디 워홀이나 데이비드 호크니 같은 예술가들도 참여했던 프로젝트이며, 非유럽/북미인으로는 마흐랑구 박사가 최초였다.
마흐랑구가 칠한 BMW 525i. Photo: https://www.bmwartcarcollection.com/ |
"저는 쉬지 않아요, 항상 바빠요. 저는 항상 그림을 그려요. 패턴 작업을 하지 않을 땐 비즈 공예를 하죠."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할 정도로 쉴새 없이 작품활동을 하고, 여러 나라를 방문해온 마흐랑구 박사의 작품을 조금 더 감상해 보자.
Photo: http://drinkmanila.com/2016/11/24/makethedifference-john-legend-esther-mahlangu-and-belvedere-red-join-forces-to-fight-aids/ |
Photo: https://olorisupergal.com/2018/04/10/esther-mahlangu-honoured-with-doctoral-degree-at-university-of-johannesburg/ |
Photo: GULSHAN KHAN / AFP |
Photo: GULSHAN KHAN / AFP |
브리티시 에어웨이 항공기 꼬리 디자인을 하기도 한 마흐랑구. Photo: Wikimedia Commons |
"저는 저의 작품을 통해 세계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계는 저의 은데벨레 유산에 대해 배울 수 있었죠. 저는 은데벨레어를 하고, 은데벨레를 걷고, 은데벨레를 입습니다. 제 문화에요. 저는 다음 세대를 위해 제 문화를 계속 살아 숨 쉬게 한 것으로 이런 영예를 받게 되어 영광스럽습니다." - 에스더 마흐랑구 박사, 요하네스버그 대학교 명예 박사 학위 수여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