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해요?



'불쌍해요'

저는 이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이 어디를 봐서 '불쌍'한가요? 비록 넉넉하지 못한 삶을 살고, 한국 아이들이 누리는 것을 다 누리진 못하지만, 나같은 mzungu(외국인)의 방문에도, 카메라 하나에도 즐거워하고 꺄르르 웃는 아이들입니다.
가지지 못함이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척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지지 못함이 불쌍한 것이 아니라, 가지지 못하여 아픈것이, 가지지 못하여 죽어가는 것이 불쌍하다고 이야기합시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학원을 전전하고, 옷입는 걸로 왕따당하는 우리나라 아이들이 더 불쌍하지 않을까?'
이 아이들의 옷이 더럽다고, 흙바닥에서 뛰논다고, 우리 아이들처럼 장난감을 가지지 못했다고 불쌍하다 하지 맙시다. 우리나라 아이들만큼이나, 어떨땐 더 행복한 모습으로 뛰놀고, 웃는 아이들입니다.

저는 탄자니아에서 일했던 1년동안,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아이들이 불쌍해서 함께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이 예뻐서, 미소를 지켜주고 싶어서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불쌍한 모습을 담고, 전하고, 부각시켜야 할 때가 있었습니다.
모금을 위해 극히 일부인 사연들만을 전하다 보면, 여기 아이들 모두가 불행하게만 보이지 않을지 걱정이됩니다. 아프리카가 눈물의 대륙이 아닌, 생명과 행복의 대륙으로 보여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진정 아프리카를 위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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