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반대합니다.



20일, 예비군 5년차 마지막 훈련을 받고 왔다. 향방작계훈련이라고 부르는, 주로 동사무소에 위치한, 예비군 동대에 소집되어, 기본 교육을 받고, 내가 속한 지역의 작전지역을 둘러보는 훈련이었다. 5년차에는 훈련을 세번 간다. 두번은 향방작계훈련이고, 한번은 향방 기본교육인데, 이건 따로 위치한 예비군 훈련장에 가서, 사격도 하고, 뭐 기타 훈련을 받는 교육이다. 

여튼, 벌써 5년차가 끝나고 졸업반인 6년차가 다가오고 있다. 제대하고서 5년, 매번 전투복을 입을 때마다 사이즈가 점점 안맞아가서, 늘어나는건 나잇살뿐인가보다 씁쓸해하곤 했다. 훈련장에 가서 현역병들을 보면, 저렇게 전투복이 멋나게 잘 맞았을 때가 있었는데 하기도 하고, 약간은 우울한 기분이 든다. 

나의 군생활은 즐거운 편이었다. 운이 좋아 폭력이나 부조리가 없는 생활을 했고, 보직도, 부대의 위치도 흥미로운 곳이었다.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제대 이후, 군대이야기가 나오면, '군대는 안갈수 있다면 가지 않으면 좋다.'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 대한민국에서 군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보를 위해 국방력이 강해야 한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평화는 결코 총부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지금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이 아주 높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언제나 그러하였듯, 크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되려 이번엔 일전을 불사하자는 목소리도 나올 정도다. 우리 시민들이, 우리 정부가 희망을 많이 가지고 있다면, 결코 전쟁을 주장하는 일을 없었을 텐데, 상황이 아주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사회가 돌파구 없는 침체를 겪고 있다보니, 한번 뒤집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서 차근차근 앞으로 나가고 있다면, 전쟁이란건 끼어들어선 안될 변수가 될 것이었을 것이다.


정부와, 군이 지향해야 할 것은 평화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력 도발에 대해, 원점타격, 강력응징을 외치기보다, 어떻게하면 평화를 유지할 것인지, 끊임없이 노력했으면 좋겠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무력 도발에 대해 원점타격을 하거나, 더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이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님은 명확하다. 
전쟁이 난다면, 국가를 위해 총을 들어야겠지만, 그보다도 전쟁이 나지 않으면 좋겠다. 전쟁으로 인해 커다란 병영이 될 대한민국을 상상해 보라. 거기선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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