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돈세탁, 부정자금 은닉 전문 로펌 '모색 폰세카'와 아프리카 정치인들,


​파나마에 위치한 거대 로펌 모색 폰세카 (Mossack Fonseca)의 내부 자료가 대규모로 유출되었다. 모색 폰세카는 파나마 최대 로펌으로, 역외 금융서비스를 전문으로 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üddeutsche zeitung)의 주도아래 전세계 각국의 언론사와 기자들은 유출된 자료를 분석하고, 기사화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탐사저널리즘을 표방하는 뉴스타파가 참여하여,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의 유령회사 설립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이 회사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자료는 총 2.6 TB로 2010년 위키리크스 1.7 GB의 1000배 이상되는 용량의 자료이다. 문건수로는 약 7배정도 많다고 한다. 이 세상엔 나같은 일반인은 절대 알수 없을 비밀스러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규모다. 위키리크스의 자료나, 이번 모색 폰세카의 자료가 사실은 빙산의 일각이 아닐지 두렵기도 하다.


전 세계 돈있고 힘있는 사람들은 누구든 연루되어 있는 것만 같은 이 스캔들엔 푸틴, 성룡, 메시 등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고, 현직 아이슬란드 총리는 아이슬란드가 경제위기를 겪던 2008년 모색 폰세카를 통해 부정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제 (5일) 총리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아프리카 정치인들의 이름도 보인다. ICIJ 홈페이지에서 모색 폰세카의 고객들을 대륙별로 볼 수 있었다. 아직 모든 자료가 다 분석된 것이 아니라서 이 명단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밝혀진 모색 폰세카와 연루된 아프리카 주요 인사들은 18명이다.

국가 정상
- Ahmad Ali al-Mirghani / 전 수단 대통령 (1986-1989 재임. 2008년 사망)


국가 정상의 관련인
- Alaa Mubarak / 전 이집트 대통령 Hosni Mubarak (1981-2011 재임)의 아들
- Mounir Majidi / 현 모로코 국왕 Mohammed VI의 개인비서
- John Addo Kufuor / 전 가나 대통령 John Agyekum Kufuor (2001-2009 재임)의 아들
-  Jean-Claude N’Da Ametchi / 코트디부아르 전 대통령 Laurent Gbagbo (2000-2011재임)의 관련인
- Clive Khulubuse Zuma / 현 남아공 대통령 Jacob Zuma의 조카
- Mamadie Touré / 전 기니 대통령 Lansana Conté (1984-2008 재임. 2008 사망)의 부인

정치인, 공무원
- Jaynet Désirée Kabila Kyungu / 현 콩고민주공화국 국회의원
- Abdeslam Bouchouareb / 현 알제리 산업광물부장관, 국회의원
- José Maria Botelho de Vasconcelos / 현 앙골라 석유장관
- Kalpana Rawal / 현 케냐 대법원장
- Ian Kirby / 현 보츠와나 상소법원장
- Bruno Jean-Richard Itoua / 현 콩고공화국 과학기술장관
- James Ibori / 전 나이지리아 델타주 주지사 (1999-2007 재임)
- Emmanuel Ndahiro / 현 르완다 육군 준장 
- Attan Shansonga / 전 잠비아 주미대사 (2000-2002 재임)


정치인, 공무원의 관련인
- Kojo Annan / 전 UN 사무총장 Kofi Annan (1997-2006 재임)의 아들
- Mamadou Pouye / 전 세네갈 장관 Karim Wade (2009-2012 재임)의 친구



대통령, 국왕부터 장관, 판사, 외교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연루되어있다. 언급된 대부분의 인물들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몇몇은 코피 아난처럼 합법적인 금융활동이었다고 주장하거나, 케냐 대법원장 칼파나 라왈처럼 자신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모색 폰세카와 관련이 있다고 해서 모두 불법을 행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언급되는 인물들 대부분이 이번 유출 이전부터 부정부패와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아프리카의 부정부패 문제는 지겹도록 들리는 이야기라 새롭지는 않지만, 콩고, 이집트, 케냐, 코트디부아르 등 피바람이 불었던 나라에서 그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비밀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모색 폰세카를 이용했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다. 이 사람들이 피묻은 돈을 챙기기 위해 모색 폰세카를 이용했거나, 피바람을 불게 하는데 필요한 돈을 유통하기 위해 모색 폰세카를 이용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번 모색 폰세카 유출 사태가 세계 각국의 조세정의를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아프리카의 빈곤문제가 세금만 잘 걷혀도, 세금을 걷는 과정에서 부정부패만 없어도 상당부분 해결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여기에 연루된 사람들은 아프리카 각 나라의 최고 권력자들이거나, 그 측근이다. 이들이 조사와 처벌을 받게 될지 여부는 그 나라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성숙했는지에 달려있을 것이다.

ICIJ은 이벌 유출사건을 다루는 프로젝트를 Panama Papers라고 부른다. 홈페이지에 이 사건의 이해를 돕는 영상을 하나 올려두었다.





댓글 쓰기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