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뿌리깊은 외국인혐오, 인종차별

최근 일주일 사이, 사람들은 베트남계 미국인이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폭력적으로 끌여내려진 것에 대해서 공분했고,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난민, 광주대 욤비 토나 교수는 <중앙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외부인에 대한 차별이 많다", "다문화는 없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가 (토나 교수가 페이스 북에 밝힌 바에 따르면) 살해 위협 전화를 5통이나 받았고, 알-자지라에는 '한국인 최초의 흑인 모델 (South Korea's first black model)'이란 제목의 기사로 최근 모델로 서울 패션 위크의 런웨이에 섰던 나이지리아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한국인, 한현민과 한국의 민족/인종문제를 소개했다. 나는 일련의 기사들과 그에 대한 반응들을 보며 한국의 외국인혐오와 인종차별에 대해 다시 한번 분노했다.

1. 각종 차별적인 행위로 악명이 높아지고 있는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비행기에서 폭력적으로 끌여내려진 베트남계 미국인 뉴스를 접한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 내 아시아인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분했다. 하지만, 더 많은 한국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짱깨', '흑형' 등등의 말을 내뱉고 있고, 욤비 토나 교수나, 한형민의 경험에서, 혹은 많은 보도에서 볼 수 있듯, 한국 사회는 숨쉬듯 동남아, 중국 이주자들과 흑인들을 차별하고 있다. 물론, 공분하는 집단과 '짱깨'를 말하는 집단 사이의 교집합이 크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히 '짱깨'를 말하는 집단이 더 클 것이고, 이미 늦었지만, 한국 사회의 악질적인 차별 행위들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

"거리에 다니다 보면 ‘야~ 진짜 새까매’ ‘흑형’이라고, 공장에서 일할 때 ‘흑인 힘 많아, 일 많이 해’ 이런 얘기를 듣곤 했다." - 욤비 토나

"불쾌한 시선을 많이 받아서 사람들이 나에게 혐오감을 느끼나 싶었다." - 한현민

2. 정부에서 내놓은 '개선방안'이라고 할만한 것은 '다문화'정책 뿐이다. 이에대해 욤비 토나 교수와 한현민은  아주 흥미로운 말을 했다.

"'우리는 다문화학교입니다'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다문화는 없다. 뭐가 있나. 외국인들이 한국말 배우고 김치 어떻게 담그는지 배운다. 쉽게 말해 한국문화센터다."
"외국인이 한국인과 결혼하면 다문화로 쳐 주고 난민은 다문화가 아니고 비즈니스 하는 사람도 다문화는 아니라고 한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아직 한국인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그렇게 여기지 않고 있다." - 욤비 토나

한현민은 '다문화'로 알려지고 싶지 않아 했다. 한현민은 '다문화'는 '불쌍하다'는 느낌을 준다다고 생각했다. 대신 한현민은 "나는 '혼혈'로 불리는게 나아요. 그 점에 대해 부끄럽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 알-자지라 기사내용 中

확실히 '다문화'정책이 우리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것 처럼 보이진 않는다. 가장 큰 장벽은 '단일 민족' 신화에 대한 집착이다. '한국인'이라는 민족이 존재하고, 그 외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은 외부자로 취급한다. 한현민은 한국인 어머니를 두고있고, 한국에서 태어났으며, 영어를 거의 못하고 한국말만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온전한 '한국인'대우를 못받고 있다. 결혼 이주자들은 어떠한가? 한국인과 결혼하여 한국인들과 가족이 되었지만, 여전히 외부자취급하고 차별한다. 심지어 그 자녀까지도 차별한다. 더 화가 나는 지점은, '한국인'의 피가 섞이고 외국(주로 미국/유럽)에서 성공한 외국인들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며 추켜세운다. 한국 사회는 아주 고약하고 부끄러운 인간 분류법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혐오, 인종차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설명 것도 없다. 그냥 하면 안되는 행위다. 그러니 제발 부끄러운줄 알고,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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