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임기제한과 아프리카

세계적으로 국가 원수들의 3선 임기제한 존중은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아직 보편적이지 않다. 올해 예정된 선거만 봐도 라이베리아 국민들은 두번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엘렌 존슨 서리프 대통령의 후임을 뽑을 수 있게 되었지만, 르완다에선 2015년 개헌을 통해 7년 임기의 3번째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폴 카가메의 당선이 유력해 보인다.

민감한 주제이긴 하지만, 르완다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가끔 대선에 대해서 이야기나누다 보면 (어쩌면 그렇게 말해야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카가메가 아니면 누가 르완다를 지금처럼 안정되게 만들었겠으며, 카가메만큼 르완다를 앞으로도 잘 이끌 사람이 있느냐고 말한다.

주요 야당후보들은 망명 중에 있거나, 귀국이 거절당하거나, 감옥에 있거나,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인지라, 카가메만이 능력을 보여주고, 국정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사람이다. 카가메가 지금까지 꽤 잘해온것에 대해선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의 비 민주적인 행태들과 반 인권적인 행위를 저질렀다고 의심되는 정황들을 고려했을 때, 그가 '좋은' 대통령인지는 확답하기가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카가메도 인간이라는 점이다. 57년 닭띠인 카가메는 올해 환갑을 맞았다. 2012년 기준 르완다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63.49세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3선에 성공하여 7년 임기를 시작한다고 해도,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며 끝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생각한다. 카가메가 쓰러지거나, 암살당하거나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되나? Economist는 2015년 5월, 카가메에 대한 기사에서, 카가메는 "A successful man with no successor"라며, 카가메가 그를 계승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지닌 측근들을 계속해서 몰아냈다는 점을 지적했다.

카가메가 대통령직을 더이상 수행할 수 없게되는 순간, 준비된 후계자든, 민주적 경쟁을 통해 성장한 야권 인사든, 준비된 리더가 없다면, 제노사이드 이후 르완다가 쌓아온 모든 것들은 위기에 처할 것이고, 카가메의 무책임함은 비난받아야 할것이다.


르완다 이야기로 빠졌는데, 이런 임기 제한 문제는 아프리카 각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이고, 정치학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주제다. 얼마전 Africa Center for Strategic Studies가 아프리카 각국의 대통령 임기 제한에 대해 정리해둔 자료를 찾았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고, 더 많은 내용은 링크를 타고 가면 확인할 수 있다.

- 18개 국가들이 대통령의 3선 제한을 헌법으로 정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대통령 재임기간은 평균 4년 미만이다.
- 10명의 대통령들이 대통령 임기제한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평균 재임기간은 21년이다.
- 중앙아프리카 지역의 10개국 중 8개국의 3선 제한 규정이 무효화되었다.
- 남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에서 3선 제한이 가장 잘 지켜지고 있다.
- 북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에서 3선 제한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링크: http://africacenter.org/spotlight/constitutional-term-limits-african-leaders/




Source: Africa Center for Strategic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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