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연장 개헌 앞둔 부룬디, BBC와 VOA 라디오 송출 금지

부룬디 정부가 이달 17일로 예정된 개헌 국민투표를 약 2주 앞두고 BBC와 VOA(미국의 소리)의 라디오 송출을 6개월 동안 금지했다. 부룬디 국가통신위원회는 "언론법 위반과 비전문적 행위"를 이유로 들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VOA는 "우리는 부룬디 국가통신위원회가 내린 VOA의 송출금지에 경악했다"며 "이 금지는 중대한 시기에 부룬디 시민들이 신뢰하는 있는 뉴스를 빼앗는 것"이고, "부룬디어와 르완다어로 된 VOA 뉴스는 단파통신, 인터넷, 인접국에서 송신되는 FM 채널을 통해 계속 들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은크룬지자 부룬디 대통령이 개헌 국민투표 선거 운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Photo: Xinhua/Evrard Ngendakumana


이번에 국민투표에 부쳐질 개헌안은 야권이나 일부 정부 인사들에게 조차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화넷(Xinhuanet)는 개헌 내용이 2005년 개헌 헌법에서 정한 5년의 대통령 임기를 7년으로 늘리고, 대통령이 재선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며, 총리직을 신설하고 부통령을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현직 대통령이자 3선 대통령인 피에르 은크룬지자(Pierre Nkurunziza)가 다시 선거에 나서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 않아, 그는 이번 임기가 끝나는 해인 2020년 대선에 다시 나설 수 있고, 이론상으로는 2034년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게 된다.

은크룬지자 대통령은 2005년부터 대통령직을 맡고 있으며, 2015년 3선에 도전할 때 이미 위법논란이 있었지만, 그는 그가 첫 번째 대통령이 될 때, 국민의 직선이 아닌 의회의 간선으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이 당선은 세지 않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며 선거에 임했고 당선되었다. 이미 3선 도전으로 인한 정치갈등 속에서 1천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하고 40만 명이 부룬디를 떠난 바 있어 이번 국민투표에서도 반대 시위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 등 폭력사태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된다.

관련하여 미 국무부는 5월 1일 성명을 내고 부룬디의 개헌이 "투명하지 않은" 절차로 진행되고 있음을 우려하며, 후투족과 투치족의 갈등으로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던 부룬디 내전을 끝내면서 2000년 서명한 아루샤 협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반대파로 간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룬디 정부의 폭력과 협박, 괴롭힘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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