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부정하기: IMF와 World Bank는 어떻게 사람들의 권력을 앗아가는가 / Denying Democracy : How the IMF and World Bank take power from people

학기가 끝난지 10일쯤 지난 것 같다. 하지만 1월까지 에세이를 써야해서 방학같은 기분이 안든다. 지금 붙잡고 있는 에세이는 Introduction to African Politics 수업의 에세이이다. 여기 에세이는 여러가지 에세이 질문들 중 하나를 골라 약 3,500단어 길이의 에세이를 써내면 되는 것이다. 분량은 사실 많다고 할 수 없지만, 질문조차 이해하기 힘들었던 나에겐 정말 큰 산처럼 보인다. 열개가 넘는 에세이 질문들 중 내가 고른건 "아프리카의 민주화 과정은 이제 돌이켜지지 않는가?"라는 질문이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의 민주주의가 당장에 권위주의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지만, 민주주의 공고화에 있어선 그리 전망이 밝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싶어서 이리저리 쓰고 있다. 아프리카의 민주화는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많은 국가들이 다당제 선거를 포함한 자유 민주주의를 도입하면서 시작되었다. 많은 국가들에서 첫 다당제 선거가 치러진 90년대 초반에는 민주주의가 꽤 잘 작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선거가 두번째, 세번째로 가면서 선거가 내전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심각하게 조작되기도 하면서 아프리카의 민주주의에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여전히 아프리카에서의 민주주의는 미래가 밝지 않다. 아마 전 세계적인 현상이 아닐까 싶다. 2015년 프리덤하우스의 보고서는 지금 민주주의가 25년 내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선 여러가지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아프리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분석이 있었다.



World Democracy Movement라는 단체에서 발행한 Denying Democracy : How the IMF and World Bank take power from people 라는 보고서는 IMF와 World Bank가 원조, 대출 등을 빌미로 최빈국들에게 시장개방과 외국인투자 활성화, 민영화 등의 조건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당사국의 정부와 국회, 그리고 국민들은 소외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개발원조의 트랜드는, 아니 어쩌면 약간 지난것 같긴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원국들이 주도하는 개발 계획을 장려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대외적인 말과는 달리 IMF와 World Bank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빈곤국들은 제외되고 있었고, 수원국 주도라는 것도, 수원국들이 국제금융기구의 입맛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만 받아주는, 사실상 주도할 자유가 없는 껍데기 구호에 불과했다.

여튼 이런 보고서인데, 아주 재미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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