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으로 가끔 '돈 많으면 형님이다.'는 말을 쓰곤 하는데, 지금 쯔위를 둘러싼 JYP와 대한민국 외교부의 모습이 딱 그 모양이다. 하나의 중국이냐 두개의 중국이냐를 떠나서, 공중파를 타지도 않았던 일이며, 쯔위가 국기를 휘날리며 분리독립을 외친 것도 아닌데, 이게 중국에서 논란이 되자 JYP가 허겁지겁 머리를 조아리는 것을 보니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천문학적인 돈이 날아갈 위기 앞에서 당황했을 순 있겠지만, JYP에게, 그리고 대한민국 외교부에게 최소한의 자존심이나 예술혼이나, 뭐 정의에 대한 신념이 있었더라면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민간의 일에 굳이 대한민국 외교부가 나서서 주시하고있다며 압박을 넣고, 회사는 쯔위를 카메라 앞에세워 사과시키고, 박진영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인해가며, 자기 소속사 가수를 잘못 가르쳤다면서 거듭 사과했다. 이 논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JYP에게도, 외교부에게도, '돈많은 형님'인 중국에서 돈을 버는일은 중요했지만, 대만사람이 대만 국기를 든것으로 탄압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쯔위는 무슨 깃발을 흔들어야 했나? 올림픽에서 쓰는 Chinese Taipei 올림픽 기를 따서 Chinese Taipei 마리텔 기라도 만들어서 흔들어야 했나? 누가봐도 쯔위에 대한 중국의 탄압은 분명 부당한 일이다. 이에 맞서싸워야 한다고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그 부당한 일에 가담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이제 박진영은 장사꾼이 다 되었다. 그는 이제 예술을 논할 자격이 없다. 대한민국 외교부도 어디가서 정의에 대해 이야기 할 자격이 없다. 언제부터 대한민국은 돈을 섬기는 나라가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