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제노포비아 - 끝없이 까이는 국회의원 이자스민

출처: 이자스민 의원실 공식 블로그

올해 시작한지 얼마안되었지만, 아마 올해 끝까지 가장 이상할 것 같은 기사를 만났다.
1월 15일에 보배드림에 '순수 한국인은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조회수 14,000정도, 추천 57개로 베스트 게시글이 되었다. (1월 21일 기준)
같은날 국민일보 인터넷판에 ‘순수 한국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 이자스민 의원 인터뷰에 부글부글'이라는 기사가 떴다.
보배드림글과 국민일보 기사로 다루어진 내용은 2012년 이자스민의원이 호주 ABC방송과 했던 인터뷰이다. 무려 3년전 인터뷰를 까는 게시물을, 그렇게 화제가 된것도 아닌걸 기자님은 어떻게 또 발굴해서 기사로 만들었다. 
그 게시물을 발굴해내기 위한 노력에 비해 내용 자체는 아주 허접하다. 기사는 주로 보배드림에 올라온 글을 그대로 인용하고있는데, 그녀가 한국인들에게 외국인들의 문화를 이해할 것을 '명령'했고, 순수 한국인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고 '비꼬았다'라는 보배드림 글쓴이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그리고 원본이라며 ABC 방송 인터뷰 스크립트도 같이 올려놨는데, 기자분이 많이 바쁘셨는지 읽어보지도 않았나보다. 이 스크립트에 따르면 이자스민 의원이 한 말은 다음과 같다.
"We cannot force them to be Koreans, we have to understand where they're coming from, and what they're thinking."
(우리는 그들(이주민들) 에게 한국인이길 강요할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인터뷰를 담당한 기자가 이자스민 의원이 "A culturally-pure korea will eventually become a thing of the past" (문화적으로 순수한 한국은 결국은 과거의 것이 될 것이다.)
라고 했다며 덧붙였다. 참고로 인터뷰 전문과 번역본은 이자스민 의원실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http://blog.naver.com/jasmine__lee/220604030159)
어딜봐서 이게 명령이고 비꼼인지 모르겠다. 외국인혐오 (Xenophobia)를 조장하기위한 악의적인 게시물이고 기사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작년말 이자스민의원이 초코바랑 게임으로 가루가되도록 까이던게 생각나서 짠하다.
정말 어릴때부터 배우는, 역지사지라는 좋은 사자성어가 있다. 나는 탄자니아에서 탄자니아 정부의 허가를 얻어 1년간 거주했었고, 지금은 영국정부에서 학생비자를 얻어 영국에서 채류하고 있다. 나는 그럼 거기서 음탄자니아가 되고 브리티쉬가 되어야 하는가? 그럴 수 있긴 한건가? 나뿐만이 아니다 탄자니아에서도 한인사회는 한국인들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며 형성되어있고, 영국에도 한인들은 한인들의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 어디나 그럴 것이다.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와 다르다고 비난하기 전에,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가끔씩이지만, 외국인이기 때문에 가해지는 차별을 받으면 마음이 아주 아프다. 외국인인데 외국인이 아닐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어쩔 수 없기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환영받지 못함에 마음이 아프다. 이자스민의원의 이주민들의 정체성을 존중해야한다는 말처럼 나도 외국서 나의 정체성을 존중받고 싶다. 사실 '한국인의 정체성'이라고 했지만, 이것도 의문이긴하다. '한국인', 그리고 '한국문화'는 무엇인가? 김치먹고 국밥먹으면 한국인이고 한국문화인가? 아니면 얼굴이 한국사람처럼 생기면 한국사람인가? 한국말 잘하면 한국사람인가?
낯선것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당연하다. 하지만 낯설고 두렵다고 해서 덮어놓고 배척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우리가 베트남 음식 좋아하고, 태국음식 좋아하고, 동남아시아로 여행가는거 좋아하는 만큼, 거기서 우리나라로 이주해온 사람들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외국인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이도 있지만 공통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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