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아프리카를 떠나는 바클레이즈

사진: 바클레이즈 홈페이지

아프리카에서 두번째로 큰 금융그룹 바클레이즈 아프리카가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계 다국적 금융기업 바클레이즈(Barclays)가 아프리카를 뜰거라는 루머는 작년부터 있었는데, 최근 그 루머가 사실로 확인되었다. 작년 10월부터 바클레이즈 그룹의 최고경영자가 된 제스 스탈리(Jes Staley)가 앞으로 영국과 미국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포함한 신흥경제성장지역에서의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의 생각대로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바클레이즈는 아프리카에서의 100년을 코앞에 두고 아프리카를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는 1925년 아프리카의 영국 식민지들에서 운영되던 은행들(Colonial Bank, National Bank of South Africa, the Anglo-Egyptian Bank​)과 바클레이즈 은행의 지점들을 합쳐 바클레이즈 DCO(Dominion, Colonial and Overseas​)로 통합하면서부터 아프리카 각국에 자리잡았다. 2013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Absa그룹을 인수, 합병하고 이를 중심으로 다른 아프리카의 지점들을 합쳐 바클레이즈 아프리카 그룹(Barclays Africa Group Limited)를 만들며 지금의 구조가 되었다.

도표: 바클레이즈 홈페이지
현재 바클레이즈 은행 본사는 바클레이즈 아프리카 그룹 지분의 62.3%를 가지고 있고, 10개 아프리카 국가(보츠와나, 가나, 케냐, 모리셔스, 모잠비크, 세이셸,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우간다, 잠비아)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나미비아와 나이지리아에 사업 등록 신청을 해놓은 상태이다. 여기에 바클레이즈 본사가 이집트와 짐바브웨에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위에 언급된 모든 국가의 바클레이즈를 매각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발표에 가장 불안한 사람들은 아마도 직원과 예금주들일 것이다. 바클레이즈 아프리카의 직원 규모는 45,000명에 달하고, 바클레이즈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전체 은행 중 두번째로 큰 자산규모를 가진 은행이다. (참고로 가장 큰 은행은 남아공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 은행이다. 아프리카 20개국에 지점을 가지고 있고, 자산규모는 바클레이즈 아프리카의 두배가량 된다.) 


바클레이즈가 아프리카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몇몇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경제 전망이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아프리카의 경제성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던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있고, 아프리카 각국 화폐들이 약세를 보이는 등, 바클레이즈가 투자를 철수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바클레이즈 그룹 전체로 보았을때, 아프리카는 불안요소가 항상 있긴 하지만, 분명 그룹 전체에 이익이 되는 지역이었다. 2015년 그룹 전체가 6% 성장할 동안 바클레이즈 아프리카는 11.7%나 성장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주목한 국제적인 컨설팅 그룹 Eurasia Group의 아프리카 연구원인 이싱가(Ayso Van Eysinga)는 "이건 아프리카의 문제가 아니라 바클레이즈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 주장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수익률 저하와 주식 하락, 그리고 몇몇 나라에서의 법률적 문제를 겪으며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아프리카 뿐 아니라 아시아의 바클레이즈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바클레이즈 은행과 증권지점은 아예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매각 발표 이후, 사람들의 관심사는 누가 이렇게 큰 바클레이즈 아프리카를 사들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약 4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앞서도 말했듯 아프리카 경제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지금으로선 상당히 비싼 액수로 보여 그러게 경쟁적으로, 빠르게 매각이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단기적인 관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아프리카 금융시장에 단번에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이번 기회는 다신 오지 않을 좋은 기회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아프리카 전역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로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는 중국이나 남아공이 가장 관심을 가질 것 같다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사진: 바클레이즈 홈페이지


<참고자료>


AFRICA IS A COUNTRY, It’s The Economy, N°4

VICE News, Why Barclays Leaving Africa Says More About the Bank Than the Continent’s Economy

Barclays Africa, A message to our fellow Africans

BBC, Why is Britain's Barclays Bank pulling out of Africa?

경향신문,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39년 만에 한국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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