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해안지역에서 형성되어 탄자니아와 케냐에서 주로 쓰이고 있고,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 중 하나로 알려진 스와힐리어(Kiswahili)는 반투어에 뿌리를 두고있고, 아랍어 단어들을 많이 차용하고 있다. '스와힐리'라는 말 자체가 아랍어로 '해안'을 뜻하는 '싸아힐 (ساحل)'에서 온 것 처럼, 동아프리카의 해안 지역에서 아랍인들과의 상업적, 종교적, 정치적 교류 과정을 통해 형성된 스와힐리어는, 이후 독일과 영국의 식민지 관료들이 스와힐리어를 활용하면서 내륙까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독립 탄자니아(처음엔 탕가니카)의 초대 대통령인 줄리어스 녜레레가 스와힐리어 사용을 강조하면서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 기원을 생각했을 때, 스와힐리어 단어에서 아랍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나의 아랍어는 아주 초급이기 때문에 아직 많이 발견하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 발견한 것은 '시장(스와힐리어로 Soko)'이 아랍어랑 굉장히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요일'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오늘 같은 일요일에 '다음 주'에 대해 이야기하면 항상 혼란이 생긴다. 일요일의 다음날인 월요일부터가 다음 주인지, 아니면 다음 일요일이 시작되는 그 주가 다음 주인지 항상 헷갈리기 때문이다.
국제표준기구(ISO)는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그 기준을 따르고 있다. 국제 표준이 그렇다곤 하지만, 이 표준이 달력 제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서, 시중에는 월요일을 시작으로 하는 달력과 일요일을 시작으로 하는 달력, 둘다 존재하고 있다.
스와힐리어에서 일주일의 첫째날을 언제로 보는지는 아주 명확하게 나와있다. 요일 자체가 숫자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각 요일을 스와힐리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살펴보자.
스와힐리어의 요일
월 - 주마타투(Jumatatu)
화 - 주마은네(Jumanne)
수 - 주마타노(Jumatano)
목 - 알하미시(Alhamisi)
금 - 이주마아(Ijumaa)
토 - 주마모시(Jumamosi)
일 - 주마필리(Jumapili)
그리고, 스와힐리어로 1~10까지를 어떻게 세는지 살펴보자.
모자(1, Moja), 음빌리(2, Mbili), 타투(3, Tatu), 은네(4, Nne), 타노(5, Tano), 씨타(6, Sita), 사바(7, Saba), 나네(8, Nane), 티싸(9, Tisa), 쿠미(10, Kumi) 그리고 참고로 0은 시푸리(Sifuri)이다.
이렇게 보면 요일과 숫자가 아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스와힐리어에서 일주일의 첫째날을 토요일(주마모시)로 보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 '주마-'는 '주'를 뜻한다고 하니, 주마모시는 주의 첫째날, 주마필리는 주의 둘째날..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하지만 목요일인 '알하미시'와 금요일인 '이주마아'는 이 법칙을 따르지 않는 것 처럼 보인다. 이 요일의 비밀은 아랍어에 있었다.
아랍어로 요일을 어떻게 말하는지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내 아랍어는 아주 초급이라, 한글로 적은 발음 표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아랍어의 요일 (정확한 발음은 이 비디오 참조:https://www.youtube.com/watch?v=HY3VduwZ9xo)
월 - 알-이쓰나인(الإثنين)
화 - 알-쑬라타아(الثلاثاء)
수 - 알-아르비아(الأربعاء)
목 - 알-하미스(الخميس)
금 - 알-주마아(الجمعة)
토 - 알-쌉트(السبت)
일 - 알-아하드(الأحد)
아랍어의 요일도 숫자를 사용하고 있다. 아랍어로 숫자는 다음과 같이 읽는다. 이것 역시 발음표기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아랍어발음을 한글로 표현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아랍어로 1~10, 그리고 0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랍어 표기 생략. 정확한 발음은 이 비디오 참조: https://youtu.be/YWjdUcuqc8o)
와헤드(1), 이쓰난(2), 쌀라싸(3), 아르바아(4), 캄사(5), 씨따(6), 싸바아(7), 싸마니아(8), 티싸아(9), 아샤라(10), 그리고 씨프르(0)이다. 숫자도 스와힐리어와 아랍어는 비슷한 점이 많다. 스와힐리어가 아랍 상인들과 무역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는 설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비슷한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아랍어와 스와힐리어에서 요일을 뜻하는 말들의 공통점은 1. 둘다 숫자를 이용한다는 점, 2. 목요일, 3. 금요일, 이며 차이점은 단어에서 드러나는 요일의 순서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슬람 문화에서 금요일은 무슬림들이 모스크에 모여 함께 예배하는 날이다. '알-주마아'의 '주마아'는 '모이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이다. 종교적으로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이슬람의 영향을 많이 받은 스와힐리어의 금요일이 아랍어의 금요일과 비슷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금요일의 다음날에 대해선 스와힐리어와 아랍어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아랍어에서 금요일의 다음날인 토요일은 '알-쌉트'이다. '알-쌉트'는 '안식'을 의미하는 히브리어와 아랍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즉, 토요일은 '안식일'을 뜻한다. 유대교의 문화에서 단어가 생기고 아랍어에서 받아 들인 것으로 보이는데, 종교적으로 보았을 땐 구약에서 안식일을 언급하고 있는 것과 달리, 꾸란에서는 하나님은 지치지 않는 절대자이므로 안식에 대한 언급이 따로 없고, 다만 합동 기도가 끝나면 다시 일터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고만 하고 있다고 한다. 몇몇 이슬람 국가에서는 금요일과 토요일을 휴일로 지정하고 있긴 하지만(종교적 이유와, 주5일제의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여전히 '토요일이 안식일인가?'라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 스와힐리어에서는 토요일을 '안식일'이 아니라, '기도하는 날이 지나고 다시 한 주를 시작하는 첫 날'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차이로 인해, 두 언어가 요일 표기에 숫자를 사용하긴 하지만, 순서가 다르게 되는 일이 생겼다. 스와힐리어의 첫 날은 토요일, 아랍어의 첫 날은 일요일이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안식일'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고, 탄자니아나 케냐 내에서도 종교에 따라 기도하는 날과, 안식일이 다르기 때문에, 단어가 그렇다고 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남는 의문은 '목요일'이다. 스와힐리어의 '알하미시'는 아랍어의 '알-하미스'에서 온 것이 확실해 보인다. 문제는 '알-하미스'가 '다섯번째 날'이라는 것이다. 스와힐리어의 요일 순서대로 보자면 목요일은 여섯번째 날이 되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다섯번째 날'을 뜻하는 아랍어를 빌려왔다. 이렇게 되니 스와힐리어에선 수요일(주마타노)도 다섯번째 날이고, 목요일(알하미시)도 다섯번째 날이다. 왜 그런지에 대해 여러모로 검색해 보았지만, 정확한 설명은 찾을 수 없었고, 이슬람교의 영향을 받아 생긴 예외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참고자료>
손주영, 제62장 알 주므아 (금요일의 장)
http://www.koreaislam.org/%EC%84%B1%EA%BE%B8%EB%9E%80/?pageid=9&uid=548&mod=document
DWD, Days of the Week
https://wordadayarabic.com/2013/02/17/days-of-the-week/
Fisal, Where Do the Arabic Names of Weekdays Come From?
http://blogs.transparent.com/arabic/where-do-the-arabic-names-of-weekdays-come-from/
Stanford University Swahili Department, KISWAHILI.
http://swahililanguage.stanford.edu/
Swahili101, 21. Swahili 101 - Days of the week
https://www.youtube.com/watch?v=LkaMOs5rHaI
Wikipedia, "Alhamisi"
https://sw.wikipedia.org/wiki/Alhamisi
스와힐리어가 사용되는 지역. 출처: University of Kansas |
그 기원을 생각했을 때, 스와힐리어 단어에서 아랍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나의 아랍어는 아주 초급이기 때문에 아직 많이 발견하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 발견한 것은 '시장(스와힐리어로 Soko)'이 아랍어랑 굉장히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Keep Calm and Study Kiswahili. 매디슨 위스콘신 대학교 아프리카어&문학어과 후드티 디자인이라고... 출처: The Keep Calm-O-Matic. |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요일'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오늘 같은 일요일에 '다음 주'에 대해 이야기하면 항상 혼란이 생긴다. 일요일의 다음날인 월요일부터가 다음 주인지, 아니면 다음 일요일이 시작되는 그 주가 다음 주인지 항상 헷갈리기 때문이다.
국제표준기구(ISO)는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그 기준을 따르고 있다. 국제 표준이 그렇다곤 하지만, 이 표준이 달력 제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서, 시중에는 월요일을 시작으로 하는 달력과 일요일을 시작으로 하는 달력, 둘다 존재하고 있다.
스와힐리어에서 일주일의 첫째날을 언제로 보는지는 아주 명확하게 나와있다. 요일 자체가 숫자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각 요일을 스와힐리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살펴보자.
스와힐리어의 요일
월 - 주마타투(Jumatatu)
화 - 주마은네(Jumanne)
수 - 주마타노(Jumatano)
목 - 알하미시(Alhamisi)
금 - 이주마아(Ijumaa)
토 - 주마모시(Jumamosi)
일 - 주마필리(Jumapili)
그리고, 스와힐리어로 1~10까지를 어떻게 세는지 살펴보자.
모자(1, Moja), 음빌리(2, Mbili), 타투(3, Tatu), 은네(4, Nne), 타노(5, Tano), 씨타(6, Sita), 사바(7, Saba), 나네(8, Nane), 티싸(9, Tisa), 쿠미(10, Kumi) 그리고 참고로 0은 시푸리(Sifuri)이다.
이렇게 보면 요일과 숫자가 아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스와힐리어에서 일주일의 첫째날을 토요일(주마모시)로 보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 '주마-'는 '주'를 뜻한다고 하니, 주마모시는 주의 첫째날, 주마필리는 주의 둘째날..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하지만 목요일인 '알하미시'와 금요일인 '이주마아'는 이 법칙을 따르지 않는 것 처럼 보인다. 이 요일의 비밀은 아랍어에 있었다.
아랍어로 요일을 어떻게 말하는지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내 아랍어는 아주 초급이라, 한글로 적은 발음 표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아랍어의 요일 (정확한 발음은 이 비디오 참조:https://www.youtube.com/watch?v=HY3VduwZ9xo)
월 - 알-이쓰나인(الإثنين)
화 - 알-쑬라타아(الثلاثاء)
수 - 알-아르비아(الأربعاء)
목 - 알-하미스(الخميس)
금 - 알-주마아(الجمعة)
토 - 알-쌉트(السبت)
일 - 알-아하드(الأحد)
아랍어의 요일도 숫자를 사용하고 있다. 아랍어로 숫자는 다음과 같이 읽는다. 이것 역시 발음표기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아랍어발음을 한글로 표현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아랍어로 1~10, 그리고 0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랍어 표기 생략. 정확한 발음은 이 비디오 참조: https://youtu.be/YWjdUcuqc8o)
와헤드(1), 이쓰난(2), 쌀라싸(3), 아르바아(4), 캄사(5), 씨따(6), 싸바아(7), 싸마니아(8), 티싸아(9), 아샤라(10), 그리고 씨프르(0)이다. 숫자도 스와힐리어와 아랍어는 비슷한 점이 많다. 스와힐리어가 아랍 상인들과 무역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는 설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비슷한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아랍어와 스와힐리어에서 요일을 뜻하는 말들의 공통점은 1. 둘다 숫자를 이용한다는 점, 2. 목요일, 3. 금요일, 이며 차이점은 단어에서 드러나는 요일의 순서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슬람 문화에서 금요일은 무슬림들이 모스크에 모여 함께 예배하는 날이다. '알-주마아'의 '주마아'는 '모이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이다. 종교적으로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이슬람의 영향을 많이 받은 스와힐리어의 금요일이 아랍어의 금요일과 비슷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금요일의 다음날에 대해선 스와힐리어와 아랍어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아랍어에서 금요일의 다음날인 토요일은 '알-쌉트'이다. '알-쌉트'는 '안식'을 의미하는 히브리어와 아랍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즉, 토요일은 '안식일'을 뜻한다. 유대교의 문화에서 단어가 생기고 아랍어에서 받아 들인 것으로 보이는데, 종교적으로 보았을 땐 구약에서 안식일을 언급하고 있는 것과 달리, 꾸란에서는 하나님은 지치지 않는 절대자이므로 안식에 대한 언급이 따로 없고, 다만 합동 기도가 끝나면 다시 일터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고만 하고 있다고 한다. 몇몇 이슬람 국가에서는 금요일과 토요일을 휴일로 지정하고 있긴 하지만(종교적 이유와, 주5일제의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여전히 '토요일이 안식일인가?'라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탄자니아에서 가장 크다는 '국립 모스크'. 도도마에 있으며, 가다피의 지원으로 건설되었다고 한다. ⓒ우승훈 |
한편, 스와힐리어에서는 토요일을 '안식일'이 아니라, '기도하는 날이 지나고 다시 한 주를 시작하는 첫 날'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차이로 인해, 두 언어가 요일 표기에 숫자를 사용하긴 하지만, 순서가 다르게 되는 일이 생겼다. 스와힐리어의 첫 날은 토요일, 아랍어의 첫 날은 일요일이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안식일'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고, 탄자니아나 케냐 내에서도 종교에 따라 기도하는 날과, 안식일이 다르기 때문에, 단어가 그렇다고 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남는 의문은 '목요일'이다. 스와힐리어의 '알하미시'는 아랍어의 '알-하미스'에서 온 것이 확실해 보인다. 문제는 '알-하미스'가 '다섯번째 날'이라는 것이다. 스와힐리어의 요일 순서대로 보자면 목요일은 여섯번째 날이 되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다섯번째 날'을 뜻하는 아랍어를 빌려왔다. 이렇게 되니 스와힐리어에선 수요일(주마타노)도 다섯번째 날이고, 목요일(알하미시)도 다섯번째 날이다. 왜 그런지에 대해 여러모로 검색해 보았지만, 정확한 설명은 찾을 수 없었고, 이슬람교의 영향을 받아 생긴 예외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참고자료>
손주영, 제62장 알 주므아 (금요일의 장)
http://www.koreaislam.org/%EC%84%B1%EA%BE%B8%EB%9E%80/?pageid=9&uid=548&mod=document
DWD, Days of the Week
https://wordadayarabic.com/2013/02/17/days-of-the-week/
Fisal, Where Do the Arabic Names of Weekdays Come From?
http://blogs.transparent.com/arabic/where-do-the-arabic-names-of-weekdays-come-from/
Stanford University Swahili Department, KISWAHILI.
http://swahililanguage.stanford.edu/
Swahili101, 21. Swahili 101 - Days of the week
https://www.youtube.com/watch?v=LkaMOs5rHaI
Wikipedia, "Alhamisi"
https://sw.wikipedia.org/wiki/Alhami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