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샤사에 걸린 장 피에르 벰바의 포스터. Photo: VoA |
지난달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범죄와 반인륜 범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의 전 반군 지도자이자 전 부통령인 장 피에르 벰바(Jean-Pierre Bemba)가 야권 후보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DR콩고의 야당 콩고해방운동(Movement for the Liberation of the Congo, MLC)의 대변인 장 쟈크 맘바(Jean Jacques Mamba)가 "우리는 만장일치로 장 피에르 벰바 의원을 MLC 전국 의장으로 선출했고, 2018년 12월 23일로 예정된 대선 후보로 지명했습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소식을 전했다.
벰바는 그가 이끌던 MLC 반군이 2002년 중앙아프리카에서 벌인 "가학적이고 잔혹한" 강간과 살인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2016년 5개 전쟁범죄와 반인륜범죄 대한 유죄를 선고받았다. 벰바는 당시엔 반군이었던 MLC의 병력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앙주 펠릭스 파타세(Ange-Felix Patasse) 당시 대통령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쿠데타 시도를 진압하기 위해 파견했었다. 그의 유죄 판결은 ICC가 강간을 전쟁의 무기로 인정한 첫 번째 사례이며, 누군가의 지휘 아래 있는 사람의 행위에 대해 지휘자의 책임을 물은 첫 번째 사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6월 ICC는 살인, 강간, 약탈 등이 포함된 반군의 행위에 대해 벰바가 영향을 미칠 수 없었고 따라서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그에게 내려졌던 18년형을 철회했다. 하지만 전범 재판 증인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에 대해 2017년 내려진 1년 형과 30만 유로의 벌금형에 대한 ICC의 판결이 남아있어, 벰바는 아직 벨기에에서 가석방상태 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그가 2007년부터 헤이그의 감옥에서 10년의 수감생활을 했기 때문에, 판결 결과와 무관하게 곧 풀려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가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 위해선 8월 8일 전까지 DR콩고에 도착해 후보 등록을 해야하는데, 그것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증인 매수 혐의에 대한 선고가 몇주 혹은 몇달 이상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APF는 그가 DR콩고에 도착해서 기소당할 수 있다고도 전했는데, 2007년 당국이 폭력과 대법원 방화 혐의로 그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기 때문이다.
벰바는 그가 이끌던 반군의 영향력을 활용, 카빌라 대통령과 평화 협정을 맺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부통령을 지낸 뒤, 2006년 대통령 선거에 나서 수도 킨샤사를 포함한 DR콩고 서부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카빌라에게 패했다. 그 뒤, 상원의원에 선출되었지만, 그의 경호원들이 군대와 교전한 뒤 신변의 위협을 느껴 DR콩고를 떠났고, 벨기에에서 반인륜범죄와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되었다.
2001년부터 정권을 잡고 있는 조셉 카빌라(Joseph Kabila) 대통령은 헌법에서 정한 두 번의 임기가 2016년부로 끝났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를 대며 대선을 미루다가 마침내 올해 12월 23일에 대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카빌라 대통령이 헌법을 바꾸어 다시 출마할지 물러날 것인지, 선거가 미루어질지 제때 치러질 것인지 등은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 그의 출마 여부와 무관하게 그에게 대항할 야권 후보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2011년 대선에서 32%를 득표하며 49%를 득표한 카빌라를 위협했던 민주주의와 사회진보 연맹(Union for Democracy and Social Progress, UDPS)의 에티엔 트쉬세케디(Etienne Tshisekedi)는 2017년 사망했고, 인지도 높은 모세 카툼비(Moise Katumbi)와 벰바 등은 망명 중이다.
Tags:
뉴스
대통령
선거
인권
정치
콩고
콩고민주공화국
african election
african politics
DRCONGO
ELECTION
political
POLI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