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P KIBERA

저는 지도를 좋아합니다. 심심하면 지도어플을 켜서 이리저리 돌려보기도 할 정도인데요, 지도에 대한 저의 관심은 아마 군대시절 시작된 것 같습니다.
대대 정보병이었던 나의 업무 중에 상황판 제작과 지도관리가 있었는데, 도저히 눈에 담을 수 없는 넓은 곳을 한장의 종이에 담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답답한 부대 안에서 지도를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마치 아주 높은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탄자니아에 있을땐, 구글지도에 잘 표기안되는 부분이 많아 지도에 표기되지 않는 장소들을 하나하나 나만의 지도에 추가하는 일을 즐기기도 했는데, 비슷한 프로젝트가 케냐에서 있었네요.


MAP KIBERA는 나이로비에 형성된 아주 큰 규모의 슬럼인 키베라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지역 지도화 사업입니다. 쉽게말하면 구글맵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식 지도에 그냥 텅 빈땅으로 나오는 이 지역 지도를 채워넣는 프로젝트인데, 지역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온라인 지도 툴을 이용하여 표기하고, 그 정보들을 통해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작업이 확장된다면 세계적으로 폭증하는 비계획적 정착지(Informal Settlement)들에 대한 연구나, 정책 수립에 있어 기초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이 작업에의 참여를 통해 대부분 이주민일 슬럼 거주자들이 자신이 머무는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거나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슬럼을 비롯한 비계획적 정착지에 대해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들여다보는데, 대안적이고 창의적인 활동들이 많이 보여서 재미있네요. 아마도 새로운 시대의 양식은 이런 지역들로부터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빼곡히 무언가 차 있는 Kibera

하지만 구글지도에는 텅텅 비어있는데요,

지역주민들이 참여하여 이렇게 정보를 채워넣었습니다,


MAP KIB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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