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 더블린에 가면 감자탕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더블린에 가기로 했다. 맨체스터 공항에서 더블린 공항까지, 왕복으로 20파운드에 끊었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한국사람들이랑 비슷하다고 누군가 그랬다. 일단 도시 모양은 한국이랑 뭔가 비슷한 느낌이 있다. 분위기좋은 번화가를 걷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일단 오자마자 한식당에가서 감자탕을 먹었다. 감자탕 대자를 시키니 밥이 4개가 딸려나오는 한국스런 인심에 감탄, 감자탕 맛이 나는 감자탕에 감탄했다. 반찬이 같이 안나오는게 약간 아쉬웠지만, 유럽에서 감자탕을 먹으니 감동이 몰려왔다.
아일랜드에 왔으니 그 유명하다는 아이리시펍을 봐야겠다며 그냥 좋아보이는 곳 찍어서 들어갔는데, 무지 좋았다. 영국보다 물가도 싸고, 수제맥주들도 다양하고, 무엇보다도 맥주 한잔 놓고서 두시간 넘게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아침부터 기네스 먹고서 갔던 곳은 트리티니 칼리지 더블린. 우리말로하자면 더블린 삼위일체 대학교. 그런 교명이 있다면 엄청 인기가 없을 것 같다.
트리티니 칼리지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문대학교중 하나라고 한다. 이 학교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건물들은 정말 예쁘다. 학교도 평지다. 해리포터의 연회장 씬을 찍은 식당도 있고, 롱 룸이라는 멋있는 장소를 가진 도서관도 있다고 했는데, 입장료가 있어서 안들어갔다. 난 사진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다.
아마도 뭘 잘 몰라서 많이 못본 것 같지만, 약간은 심심했던 더블린의 낮이 끝나고 다시 밤이 왔다. 저녁도 한식을 먹었다. 이날은 불고기전골이랑 탕수육을 먹었다. 한국사람이 하는 한식당이라 한국말로 주문했는데 굉장히 어색한 기분이었다. 밥먹고 또 바에 갔다. 여기도 맛있는 수제맥주와 맛깔나는 라이브음악이 있었다. 더블린은 정말 좋은 곳이다.
1박 3일 일정이라 짧기도 짧고, 힘들기도 힘들었지만, 먹고 놀기 딱 좋은 동네를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 아주 만족스럽다. 언제라도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