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부터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더니 월요일 화요일 계속 앓아 누웠다. 아무래도 체한것 같은데, 쳇기가 내려가지가 않는다. 아마 지난주 금요일까지 지도교수님한테 보냈어야 했던 초고를 보내지 못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 같다. 이메일로 좀 미뤄야 될 것 같다고 말씀 드렸는데 아직 답장이 없다...
논문을 쓰는 것은 처음이다. 누군가는 에세이를 여러개 쓴다고 생각하면 편하다고 했지만, 그렇게 생각이 잘 되지 않는다. 분량은 에세이 여러개 만큼이지만, 일관되게 써야하는 만큼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지금까지 8,000자. 이미 살면서 써본 글들 중 가장 긴 글을 썼고, 쓴만큼 또 써야한다.
논문을 쓰는 과정은 아주 지루하고 힘들다. 글을 읽고, 글을 쓰고, 또 글을 읽고, 글을 수정하고, 어떤 날은 쓴만큼 또 지우고, 어떤날은 한 자도 못쓰고.. 교수님과 미팅하기로 한 날은 다가오는데 쓴건 딱히 없고, 논문이 수준이하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내 논문은 탄자니아 정치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야당의 상황과 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추어 글을 쓰고 있는데, 모든 정치학자들이 한마디씩 해놓은 것 처럼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학자는 너무나도 많고, 각 학자들의 글을 읽을 때 마다 내 생각도 왔다갔다해서 혼란스럽다. 나 스스로 '민주주의'가 뭔지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평소엔 그렇게 '민주주의'를 언급했었는데, 정작 '민주주의가 뭐냐'라고 하니 말하기가 쉽지가 않다.
탄자니아 야당에 대해서도 연구자들마다 약간은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논문쓰기는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몇 안되는 야당 연구자들과의 대화도 쉽지는 않다. 같은 현상을 보고도 어떤 연구자는 야당 내부의 문제, 그리고 탄자니아 사회의 반-민주적 태도를 강조하는가 하면, 어떤 연구자는 여당의 야당 탄압을 주된 문제로 꼽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해야 이 대화에 '잘'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아직 두달 남았다. 내일은 종일 책을 읽으면서 숨을 좀 고르려고 한다. 하루만 좀 쉬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