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국 스타벅스 가격 비교 / STARBUCKS UK

Starbucks Bradford ⓒ우승훈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前 파트너 現 손님은 오늘도 스타벅스에 다녀왔다. 매일 같은 곳에서 공부하는게 지루하고 힘들어서 도서관-방-카페 이렇게 돌아가면서 공부하러 다닌다. 내가 사는 브래드포드에는 스타벅스가 두군데 있다. 우리집은 흔히 말하는 '벅세권'에 있어서 집에서 5분거리에 매장이 하나 있고, 멀어서 못가봤지만 동네 외곽쪽에 하나 더 있다. 런던이나 리즈같은 큰 도시에 가면 한국에서 스타벅스 보는 것 만큼이나 스타벅스가 많긴 하지만, 역시 스타벅스가 많기론 서울만한 곳은 없는 것 같다.


스타벅스 매장 가장 많은 도시 1위에 빛나는 서울시. 그래픽: 슬로우뉴스


우리 동네엔 스타벅스 외에도 대형 커피 체인점인 코스타 커피, 카페 네로, 그리고 수 많은 개인 카페들이 있지만, 그래도 나에겐 가장 편안한 곳은 스타벅스라 자꾸 스타벅스를 찾는다. 

익숙하다는 이유 외에도, 주로 카페에서 노트북 켜놓고 공부를 하는 편이라 예쁘고 분위기 좋은 카페는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가격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곳 스타벅스의 음료 가격은, 주변 개인 카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국 스타벅스와 비교하면, 영국 스타벅스가 더 싸다. 이 부분은 몇번 언론에서 다루어진 적이 있는데, 가격이 다른 점에 대해선 스타벅스가 '한국에서만 커피를 더 비싸게 판다'기 보다는, 한국 커피 시장에 이미 가격대가 그렇게 형성 되었기 때문에 스타벅스가 굳이 더 싸게 팔 필요가 없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 '시장가격'이라는 것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는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비슷비슷한 커피가격. 출처: 머니투데이

자꾸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오늘 스타벅스에 간 김에 한국 / 영국 스타벅스 음료 가격을 간단히 비교해 보았다. 브렉시트로 인해서 파운드화가 급락하는 바람에 (오늘 1530원대였다) 환율을 어떻게 해야하나 잠깐 고민했는데,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브렉시트 이전의 파운드화 가격, 1650원을 기준으로 잡아 계산해 보았다. 지금 부터 이야기하는 영국 스타벅스 음료 가격은 오늘 즉, 2016.6.30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한국 스타벅스 음료 가격은 '스타벅스 메뉴' 사이트를 이용했다.



가격 비교표의 t는 톨 사이즈(12 온스, 335ml), g는 그란데 사이즈(16온스, 473ml), v는 벤티 사이즈(20온스 591ml)를 의미한다. 숏사이즈는 영국에도 있는 것 같지만 메뉴판엔 안 나와있어서 가격을 알 수 없었다.(참고로 숏사이즈는 뜨거운 음료에만 있다) 한국에서는 사이즈마다 500원씩 차이가 나서 톨 사이즈 가격에서 500원을 빼면 숏 사이즈 가격을 알 수 있는데, 여긴 사이즈별 가격 증감이 조금씩 달라서 예측할 수가 없다. 톨 사이즈 음료 가격에서 약 0.3파운드(약 500원) 정도 빼면 숏사이즈 대략적인 음료 가격이 나올 것 같다. 참고로 숏 사이즈는 8온스, 237ml이다.



에스프레소 음료 - 아메리카노 / 라떼 / 에스프레소 / 카페모카


우리가 가장 많이 마시는 아메리카노 / 라떼부터 살펴보았다. 나는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우유 조금 넣어먹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스타벅스 10번가면 9번은 그렇게 마신다. 영국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 라떼는 한국보다 약 800원이 저렴하다. 영국 스타벅스는 사이즈별 가격차이가 일정하지가 않아서, 아메리카노는 그란데 사이즈가 한국과 가격 차이가 가장 적은데, 라떼는 그란데 사이즈가 가격차이가 가장 크다.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에스프레소의 가격이다. 표에서 s와 d는 쏠로와 도피오 그러니까 샷이 하나냐 두개냐를 뜻하는 용어이다. 한국에선 에스프레소 도피오의 가격이 아메리카노 톨사이즈와 같다. 사실 아메리카노 톨사이즈와 에스프레소 도피오의 차이는 뜨거운 물이 들어가느냐 안들어가느냐, 그리고 컵 크기의 차이 뿐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두 음료는 가격이 같고, 영국에서는 에스프레소 도피오의 가격이 아메리카노보다 0.1(약 165원)파운드 싸다. 

가격 외의 차이점은 영국의 라떼 톨사이즈에 샷이 두개 들어간다는 점이다. 한국에선 아메리카노엔 샷이 1/2/3/4 (s/t/g/v)개 들어가고, 카페 라떼, 카페 모카 등 라떼류 음료엔 1/1/2/2(s/t/g/v) 샷이 들어가는데 영국 라떼의 샷 비율은 1/2/2/3이다. 그래서 같은 톨 라떼를 시켜도 한국 라떼엔 샷이 하나, 영국 라떼엔 샷이 두개 들어가는 차이점이 있다. 이 부분은 왜 다르게 하는지 매우매우 궁금하다. 이 샷 비율의 차이는 카페 모카에서도 똑같이 발견된다. 카페모카는 가격차이가 좀 덜난다. 약 400원정도 영국이 싸다.



오늘의 커피 / 티 / 콜드브류


한국에선 '오늘의 커피'라고 부르고, 영국에선 브류드 커피(Brewed Coffee 혹은 Filtered Coffee)라고 부르는 메뉴가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필터를 이용하는 커피 메이커에 내려 먹는 커피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에선 가장 저렴한 커피 메뉴이기도 하고, 다양한 원두를 맛볼 수 있어서 자주 찾곤 했었는데, 영국와서는 아메리카노도 저렴하고, 한번 가면 죽치고 있는데 저렴한거 마시기가 민망해서 잘 안마셨다. 

그리고 원두가 차이난다. 한국에선 오늘의 커피 원두가 거의 주 단위로 바뀌는데, 영국에선 파이크 플레이스 원두만 쓰는 것 같다. 가격은 영국이 훨씬 싸다. 영국의 브류드 커피는 아주 저렴해서 한국과 약 천원 이상 차이가 난다. 톨 사이즈를 1파운드라고 적었는데, 이게 1.35파운드 일때도 있고, 1파운드 일때도 있어서 헷갈린다. 스타벅스 카드 이용이나 머그컵 이용 여부에 따라 가격 할인이 적용되는 것 같은데 정확히 모르겠다. 영국엔 오늘의 커피의 아이스 버전이라 할 수 없는 아이스커피는 없다.

티 메뉴도 재미있다. 일단 티 메뉴도 천원 이상 가격차이가 있다. 그리고 한국엔 없는 그란데 사이즈가 있다. 물론 그란데라고 해도 티백은 하나 들어간다(벤티만 티백 두개).

한국에 이번에 콜드브류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영국에선 내 기억으론 올 초부터 콜드브류가 나왔다. 한창 추운데 왜 그때 출시했는지 잘 모르겠다. 콜드 브류도 영국이 약 400원 가량 저렴하다.


프라푸치노 - 자바칩 프라푸치노 / 망고 패션 프라푸치노


저렴한 음료일수록 가격 차이가 크고, 비싼 음료일 수록 가격차이가 적은 것 같다. 상대적으로 비싼 프라푸치노 음료들의 가격차이가 에스프레소 음료에 비해 작다. 

프라푸치노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자바칩 프라푸치노의 가격차이는 약 500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프라푸치노인 망고 패션 프라푸치노는 오히려 영국이 더 비싸다. 약 200원 영국이 더 비싸다. 전 메뉴를 다 비교해 본 것은 아니지만, 아마 망고패션프라푸치노와 라즈베리블랙커런트프라푸치노만 영국보다 한국이 저렴한 것 같다. 왜 이것만 유독 영국이 비쌀까? 이것도 매우매우 궁금하다.

한국에서 여름 시즌을 맞이하여 콜드브류가 나왔다면 영국에선 미니 프라푸치노가 나왔다. 숏사이즈보다 약간 큰 296ml 사이즈의 작은 프라푸치노가 나온 것인데, 거의 모든 프라푸치노 메뉴를 미니 프라푸치노로 주문할 수 있다. 미니 자바칩 프라푸치노 기준 3.1파운드로 톨사이즈 자바칩 프라푸치노보다 약 500원 저렴하다. 프라푸치노가 너무 달아서 많이 먹기 부담스러운데 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우리 동네 스타벅스에선 꽤 팔리는 것처럼 보인다. 


기타 - 샷추가 / 스타벅스 리워드


각 음료에 대한 샷추가 비용은 0.5파운드(약 800원)이다. 이상하게도 아메리카노에만 샷추가가 0.35파운드로 조금 더 싸다. 아메리카노에 샷추가하는 경우가 아니면 한국 스타벅스 샷추가가 600원으로 더 저렴하다. 

그리고 한국에선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하면 등급 상관없이 샷추가가 무료인데, 영국에서는 골드 회원부터 이 혜택이 적용된다. 회원 등급도 약간 다르다. 비교하자면 이렇다.

  • 한국 스타벅스
    • 웰컴 등급 (별 0~4개)
      • 카드로 음료 구매시 extra(샷/시럽 등) 1개 무료
      • 생일 축하 무료 음료 제공
    • 그린 등급 (별 5~29개)
      • 각종 행사 쿠폰 발급
    • 골드 등급 (1년 이내 별 30개~)
      • 실물 골드카드 발급
      • 별 12개마다 무료 음료 쿠폰 발급
  • 영국 스타벅스
    • 그린 등급 (별 0~49개)
      • 별 15개마다 무료 음료 쿠폰 발급
    • 골드 등급 (1년 이내 별 50개~)
      • free extra 1개 무료

스타벅스 카드 혜택은 한국 스타벅스가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이제 여기서도 두번만 더 가면 골드회원이 되지만, 영국 스타벅스엔 실물 골드카드도 없고, 골드등급의 혜택이라곤 샷추가 무료 정도 뿐이다보니 샷추가/시럽추가 안하는 나에겐 큰 메리트가 없어 욕심도 안나고, 별로 기대되지도 않는다. 실물카드라도 줬으면 좋았을텐데... 


골드 등급까지 별 두개!


오늘은 주로 다른 점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하지만 사실 오늘 이야기한 것 빼고, 언어 빼곤 비슷한 점이 훨씬 많다. 파트너로 일하던 1년 8개월동안 스타벅스를 말 그대로 '내집처럼' 드나들었어서 그런지, 지금도 스타벅스에 갈 때마다 난 '내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전 세계에 이렇게 내 집같은 곳이 약 2만 3천개 쯤 된다고 생각하니 아주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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