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제노포비아.



4월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제노포비아 폭력이 뉴스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외국인 혐오'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제노포비아 현상으로 인해 남아공 내의 많은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이 다치거나, 집과 일터를 잃고서 난민이 된다거나, 심한경우 살해당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제노포비아는 사실 오랬동안 있어왔다. 2008년 5월, 남아공의 제노포비아는 정점을 찍은바 있다. 이때 사망자는 약 62명정도나 되었다고 한다.

나는 무엇이 '아프리카'를 만드는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곤 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범 아프리카주의'를 형성하는데 있어 역사적으로 많은 역할을 했던 곳인데,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내가 이 이슈에 대해 너무 이상적으로 접근 했던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표면적으로 드러난 정황은 25%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로 인해 외국인 이주자들에 대해 적대감이 증가한 상황에, 줄루족의 왕이 외국인을 몰아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 있다. 자세한 내막은 더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단순히 경제문제로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제노포비아는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만해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제노포비아가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노포비아는 폭력을 동반한 행위만을 지칭하는게 아니다.) 

제노포비아 현상을 경제적 문제(실업률)와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는 듯 한데, 정치적으로 봐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제노포비아의 대상은 언제나 약자들이다. 외국인들 중에서도 아주 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남아공에서 백인 유러피언들이 공격당한 예가 없다는 점, 대한민국에서 조선족이 주로 제노포비아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 수 있다. 이런 약자들은 그 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직장에 일하는게 아니라, 기피하는 업종에 종사하며 어렵게 살아간다. 이들을 약하기에 쉽게 '타게팅'된다. 애국주의 형성의 희생양이나, 미디어 여론몰이의 희생양으로,



출처: AFP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 제노포비아 문제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 그리고 앞으로 아프리카 대륙 전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과거 오랜 내전의 역사들을 겪었던 만큼, 어떤 슬기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기대되기도 한다.

22년 전 1994년의 오늘, 남아공은 처음으로 모든이가 참여하는, 완전히 민주적인 총선을 치뤘다. 3일동안이나 이어진 이 선거에서 넬슨 만델라가 이끄는 ANC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그 결과로 구성된 국회가 만델라를 남아공의 첫번째 흑인대통령으로 임명했다. 남아공과, 또 아프리카를 위해 열심히 살았던 그는 이런말을 남기기도 했다. 

"I dream of an Africa which is in peace with it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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