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Reuters |
사건을 단순하게 설명하려고 한다면, 언론에서 주로 다루는 몇가지 프레임을 이용해 볼 수 있다.
1. 크리스챤 vs 무슬림
Al Shabab는 소말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알카에다 산하(로 알려져있다)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이고, 이번 Garissa 사건에서도 크리스찬 학생들만 죽였다. 소말리아와 국경을 접하는 나라는 에티오피아와 케냐인데, 에티오피아의 종교구성은 크리스찬과 이슬람이 거의 반반 인것과 비교하여, 케냐는 80%이상이 크리스찬이며, Al Shabab의 주장에 따르면 케냐 크리스찬들이 무슬림들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무슬림 형제들을 위해 케냐에 대해 지속적인 테러를 하고 있다.
2. Al Shabab vs 케냐
2011년, 케냐 정부는 소말리아에 자국 병력을 파견, 소말리아 내의 Al Shabab의 본거지를 공격하는 다국적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Al Shabab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케냐를 공격한다고 주장해왔다.
3. 이 외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7월에 아버지의 고향, 케냐를 방문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는 견해, IS산하라고 할 수 있는 Boko haram이 세계적인 악명을 떨치고 있는 것에 대한 알카에다의 '실적경쟁'의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견해 등등이 있다.
하지만, 케냐, Al Shabab, 그리고 Garissa 이 세계의 키워드를 모두 대입한다면 위 제시된 프레임들로는 명쾌한 설명이 어렵다. 소말리아의 Al Shabab 격멸작전에 참여한 다국적군의 다른나라에는 테러를 가하지 않고 케냐에만 유독 심하게 구는 것인지, 그리고 왜 유명하지도, 크지도 않은 Garissa를 타겟으로 했는지가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우선 2013년의 Westgate 사건, 2014년의 Mpeketoni 사건, 그리고 시계를 앞으로 돌려 1963년-68년 일어난 'Shifta war'와 Wagalla 대학살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언급된 사건들 외에도 2011년 이후부터 케냐에는 Al Shabab과 연관된 많은 공격 시도와, 공격이 있었다. 심지어 Garissa 지역에 대한 Al Shabab의 공격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9월 21일-24일 Westgate사건.
나이로비 시내의 종합 쇼핑몰인 Westgate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약 70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2011년 Al Shabab을 소탕하기위한 다국적군 작전 'Linda Nchi'작전에 케냐군이 파병한 것에 대한 Al Shabab의 보복으로 알려져있다. 이 사건에서 몇몇 외국인 희생자들이 발생한 사실은 많이 알려졌지만, 정작 현직 대통령인 Uhuru Kenyatta의 조카가 사망했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Uhuru Kenyatta의 조카가 사망을 개인적 불운으로 보고, 단순히 국제도시인 나이로비에 대한 공격으로 공포감 확산이라는 효과를 극대화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Kenyatta집안과 소말리인들의 악연에 대해 알게된다면 우연이라고만 단정짓기는 어려워진다.
1963-68년 'Shifta War' 그리고 1984년 Wagalla 대학살
케냐는 독립하자마자 내전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사실 케냐 북동부지역은 소말리인들이 대부분 거주하는 지역이고, 독립 이전 영국으로부터 범-소말리아 국가로 독립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지역인데, 독립 과정에서 케냐의 영토로 편입되었다. 이에 소말리아 본국의 (비공식적인)지원을 받은 소말리인 세력과 케냐 정부는 충돌을 겪기 시작했고, 케냐 정부는 그들을 소말리어로 도둑, 반란자를 뜻하는 Shifta로 부르며 훗날 'Shifta War'로 불리는 내전을 겪게 되었다. 이때 케냐 정부는 초대 대통령이자, 현직 대통령의 아버지인 Jomo Kenyatta가 대표하고 있었다. Jomo Kenytatta는 이 내전상황을 꽤나 잘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케냐에 포함되길 거부하는 소말리인들 일명 'Shifta'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하고, 이들을 도둑(Shifta)이라 부르며 이들과 구분되는 '케냐 국민'의 이미지를 만들고 강화하기 시작했다. 정부에 순종적이며 도둑질을 하지 않는 사람들만이 '케냐 국민'이며, 이들을 정부의 보호를 받는다. 어쩌면 이때부터 케냐 북동부지역은 버려지고, 격리되며, 2등 국민들이 사는 곳으로 전락했다.
Shifta War의 여파는 1984년 Wagalla 대학살까지 이어진다. 케냐 동북부에 뒤치한 Wagalla에서 일어난 대학살은, 케냐군이 케냐-소말리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Wagalla에서, 부족간 갈등을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소말리인들을 마구잡이로 잡아가 5,000명 가량을 처형한 사건이다.
2014년 6월 15일-17일 Mpeketoni Attacks
관광지로 유명한 라무 지역의 한 부유한 도시인 Mpeketoni에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두 차례에 걸처 5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사건이다. 사건 이후, Uhuru Kenyatta 대통령은 선거를 앞둔 상대편의 정치공세라고 주장했으나, 동시에 Al Shabab이 무슬림들에 대한 박해를 계속하는 케냐 정부에 대한 경고와, 소말리아에 대한 케냐군의 개입에 대한 복수, 그리고 원래 무슬림들의 삶의 터전에 침입하여 땅을 빼앗은 크리스찬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개인적으로는 Al Shabab의 소행으로 보는게 타당하다고 본다. 왜냐하며 이 지역의 역사를 보면 Al Shabab이 그곳을 타겟으로 할만한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케냐의 초대 대통령이자, 현직 대통령의 아버지인 Jomo Kenyatta는 Mpeketoni를 땅없는 케냐인들을 위한 정착지로 개발했는데, 이주민 대다수가 Jomo Kenyatta와 같은 민족이자, 그의 정치적 배경인 Kikuyu민족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Garissa 사건 이전의 일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위 사건들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Kenyatta집안(혹은 케냐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Kikuyu민족)과 소말리 민족은 오랜 갈등관계에 있었다는 점, 소말리인들은 독립 직후 '케냐 국민(Kenyan)'이라는 개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희생되었고, 이후로도 2등 국민으로 차별받아왔다는 점, 마지막으로 사실상 북동부 지역 자체가 케냐에 완전히 편입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있겠다.
2011년부터 시작된 소말리아 내 다국적군의 활동으로 소말리아 내에 Al Shabab은 영향력을 많이 잃었다고 알려져있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Al Shabab은 케냐 북동부에 새로 근거지를 형성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케냐 북동부지역은 고립되고 차별받아온 지역이기 때문에 Al Shabab이 둥지를 틀기에 아주 적합할 뿐더러, 새로운 전투원들을 모집하기에도 적합한 장소였을 것이다. 그래서 Al Shabab은 케냐 동북부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공격이 있었던 Garissa지역은 주민 대다수가 케냐-소말리인들이다. 하지만,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있는 Garissa University Colleage는 그 지역에서 드물게 非소말리 인들이 모여있는 있는 장소로, 이미 Al Shabab의 테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되었던 곳이라고 한다. 이런식으로 북동부 지역에, 非소말리 인들이 드나드는 장소에 대한 공격이 계속 성공한다면, 북동부지역에 출입하려고 하는 케냐인들은 적어질 것이고, 그 지역은 Al Shabab이 의도하는대로 고립되어 그들의 영향력 아래 놓이기 쉬워질 것이다.
식민지배의 잔재에서 출발하여 이번 사건을 분석해 본다면, 이 사건이 단순히 종교적인/정치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한 테러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Uhuru Kenyatta 대통령은 사건 이후 연설에서, "이번 테러를 계획하고 자원을 지원한 이들이 우리 사회 깊숙이 숨어있다."며 "테러리즘이 종식될 때 까지 싸우겠다."라고 말한다. Uhuru Kenyatta의 이런 접근은 우려스럽다. 케냐 내 무슬림들에 대한 공격이나 차별이 심해져 케냐 내 무슬림사회가 Al Shabab에 동조하도록 내모는 상황이 생길 수 있고, 결국엔 케냐 북동부 지역을 더욱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아 그 지역이 정말 내전지역으로 변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테러리즘은 공포와 폭력을 먹고 산다. Uhuru Kenyatta 대통령이 아버지의 과오를 되돌아보며, 북동부지역의 소말리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그들을 케냐의 편에 서도록 하는 방법이 Al Shabab를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많은 케냐사람들이 이번 사건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부디 이들의 손에 들린 촛불과 꽃이 총과 칼로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고자료>
Abdi Latif Dahir, "Kenya's Wagalla massacre 30 years later", Al Jazeera
http://www.aljazeera.com/indepth/features/2014/02/kenya-wagalla-massacre-30-years-later-201422682831165619.html
Matt Carotenuto, "Terrorism and Violence in Kenya: Balancing a Global vs Local View?", African Studies Assosication Blog
http://www.africanstudiesassociation.org/blog/128-april-2015/528-terrorism-and-violence-in-kenya-balancing-a-global-vs-local-view
Hannah Whittaker, "Pursuing Pastoralists : the Stigma of Shifta during the 'Shifta War' in Kenya, 1963-68", Eras Edition 10, November 2008.
http://www.arts.monash.edu/publications/eras/edition-10/whittaker-article.pdf
David M. Anderson, "Why Mpeketoni matters: al-Shabaab and violence in Kenya", NOREF Policy Brief, september 2014
http://www.peacebuilding.no/var/ezflow_site/storage/original/application/cc2dacde481e24ca3ca5eaf60e974ee9.pdf
Nathan Jayappa, "The westgate Mall Attack: Responding to al-Shabaab through a United Africa", Heinz Journal
http://journal.heinz.cmu.edu/2013/10/the-westgate-mall-attack-responding-to-al-shabaab-through-a-unified-africa/
"How to make sense of the Garissa Attack in Kenya", Africa is a country
http://africasacountry.com/how-to-make-sense-of-the-garissaattack-in-kenya/
Mohammed Adow, "Why al-Shabab has gained foothold in Kenya", Al Jazeera
http://www.aljazeera.com/blogs/africa/2015/04/al-shabab-gained-foothold-kenya-150405125039543.html
"케냐軍, 알샤밥 거점 2곳 공습", MK NEWS 2015.4.7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327993
Wikipedia 검색 Keywords : 'mpeketoni', '2014 Mpeketoni attacks', '2011-14 terrorist attacks in Kenya', 'north eastern province, Kenya' , 'Kenya', 'Somalis', 'Uhuru Kenyatta', 'Jomo Kenyat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