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


지난주, 무항가 '라피키' 인쇄소 앞.


2016년 하반기 지출관련 서류 원본들을 한국에 보내야한다. 우리 사업소에도 사본이 있어야 했기에 서류 한박스는 모토(오토바이 택시) 기사 양 팔 사이에, 다른 박스는 내 옆구리에 끼고 시내로 나간다.

나는 잘 모르지만, 그동안 우리 사업소는 라피키라는 인쇄소의 단골이었던것 같아 거기로 간다. 라피키라는 이름도 맘에 든다.

첫장의 복사를 시작하자마자 아차,한다. 보통 한국에서 여러장의 종이를 복사한다치면, 복사기 위나 옆에있는 트레이에 원본을 넣고 스르르륵! 알아서 복사가 되지않나? 이 인쇄소의 복사기는 핸드메이드를 지향하고 있다. 사람 손으로 한장씩 한장씩 복사를 한다.

나중에 계산할때 보니 내가 오늘 가지고갔던 서류는 총 2137장. 세사람이 두개의 복사기로 2137장의 명품 핸드메이드복사를 끝내는데 걸린 시간은 5시간. 문닫는 시간이 7시라던데, 복사를 마친 시간은 10시. 별로 돈되는 것도 아닌데 초과근무해가며 마지막 한장까지 짜증안내고 복사해줘서 너무 고맙다. 달리 표현할길이 없어 그저 '무라코제 차네(정말 고맙습니다)'만 연발한다.


다음날 아침 출근길. 시내에 장이 서는 날이라 망고를 한 '다라이' 가득 이고 가는 사람들, 자전거에 말도안되게 많은 감자를 실어 끌고가는 사람들을 마주친다. 아무리 적게잡아도 한시간 반은 걸릴 고갯길을 그렇게 걸어걸어 간다. 저 무거운걸 어째 시장까지 들고가나 싶은데 일단 걸어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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