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전염

저는 올해 28살입니다. 몇년전부터 제 나이가 '불안권'에 들어와있거나, 혹은, 이 사회 전체가 불안에 휩쌓여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두가 미래를 두려워하고 불안해합니다.

누구를 만나도, 어디를 가도 결국 이야기는 '기-승-전-불안' 이 됩니다.

요즘 제 또래와의 대화는 이런식입니다,


취업을 했다. 취업을 했는데 이 일을 계속 해야할지, 어떨지 불안하다.
취업을 못했다. 취업을 못해서 불안하다.
취업이 하기 싫다. 무언가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보려 하는데, 그래도 불안하다.


인간은 누구나 불안한 존재입니다. 알수 없는 미래에서 불안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불안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집단을 만드는 일은 피했으면 합니다.

불안을 이야기 한다고 해서 불안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불안을 전염시킵니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집단을 이루면, 기본적으로 집단을 이루는 일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큽니다. 그리고 '그래, 모두 불안하구나.'라고 불안 상황에 안주하게 됩니다. 그런 집단에 당신을 불안에서 꺼내어줄 길이 있을리 없습니다. 어쩌면 그 집단 속 모두가 당신이 불안에 머물길 바랄지도 모르겠지요. 당신이 날아가버리면, 그들은 남겨져 더 큰 불안속에 살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나는 이런이런 일을 해낼거야' 라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도 일종의 불안의 표현이 아닐가 싶습니다. 불안은 용기를 내야 해소됩니다. 용기는 말로도, 모임으로도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용기는 오직 행동으로만 표출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명의 소설로 유명해졌는데, 불교경전 숫타니파타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동행이 있으면 쉬거나 가거나 섰거나 또는 여행하는 데도 항상 간섭을 받게 된다.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013.4 ⓒTUMA


미래가 불안한 것은 누구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얻기 위해서는 무소의 뿔 처럼 혼자서 가는게 어떨까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나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 가능성의 씨앗을 우리 모두는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때문에 그 씨앗을 썩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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