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로 도시에만 살았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부산에서 자랐고, 다시 지금은 서울에 살고 있다. 탄자니아에 1년 머물때도 가장 큰 도시인 다레살람에 살았다. 어떻게봐도 '도시남자'고, 도시를 좋아한다. 한적한 시골생활이 좋을 때도 있지만, 아직 시골의 느린 시간에 나를 맞추지는 못할 것 같다.
'도시남자'라곤 하지만, 다시 들여다보면 또 나름의 취향이 있다. 절대 빌딩숲이 우거진 도심에, 번화가엔 살지 않는다. 그런 곳은 사람사는 곳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느낌은 남북으로 동서로 잘 구획된 신도시를 볼 때도 같은 느낌이다.
나는 어디를 가든 그 도시, 작게는 그 동네의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부제처럼 도시와 거리, 그리고 건축물들을 '인문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인문학'이란 말이 유행처럼 남용되고 있어, 굳이 저 단어를 써야 했는가 싶었지만, 도시와 거리, 혹은 건축물들을 만들고 동시에 그 곳에 담긴 인간들의 상호작용에 중심을 두고 있으니 '인문적'이란 표현보다 더 나은 표현이 없겠구나 납득했다.
개인적으로는 읽는 내내 탄자니아의 다레살람을 떠올렸다. 다레살람은 어떤 도시일까, 어떤 계획에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생각해봤는데, 다레살람은 여러 차례 국면이 바뀌는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가장 중심가인 포스타의 경우 그 역사들 마다 건설되여 퇴적된 건물들이 어우러져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도시 외곽을 보면, 다른 개발도상국의 도시 외곽과 비슷한 모양의(미처 깨닫지 못한 차이는 있겠지만) 건축물들이 지어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언젠가 다시 다레살람을 방문하게 되면 이 책을 읽었기에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것 같다.
아래는 다레살람의 가장 중심가, 포스타의 사진이다. 우체국이 있어 포스타라고 불리는데, 우체국을 중심으로 빌딩들과 상가, 호텔들이 위치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