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름이 길다. '스탠퍼드 법대 교수가 말하는 대학의 위선' 영어 이름은 "In Pursuit of Knowledge"라는데, 정말 센스없이 이름을 뽑아낸 것 같다. 어쩌면 '스탠퍼드''법대'라는 명성이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그러지 말자는 맥락의 내용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다음 목차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불평의 문화 | 지식을 좇아서 | 지위를 좇아서 | 돈을 좇아서 | 의미를 좇아서
2장 대학에서의 학문이란?
학문, 대학의 우선순위 | 문체에 대한 비판 | 내용에 대한 비판 | 연구 vs. 수업 | 연구 윤리 | 학문적 책임
3장 흔들리는 수업의 위상
교육의 임무 | 교육의 효과에 대한 평가 | 수업과 연구 간의 관계 | 교사 가르치기 | 가르치는 기술 | 교과 과정의 빈틈: 대인 관계 기술, 윤리적 책임감, 시민 참여 | 훌륭한 교육, 대학의 우선순위
4장 교수와 대학 행정
거버넌스 공유 | 행정가로서의 대학교수 | 위원회 | 교수 회의 | 정치 | 변화를 위한 전략
5장 공적 지식인이라는 허상
공적 지식인의 역할 부상 | 공공의 필요와 대학의 역할 | 책 서평의 활용과 남용 | 정책 분야에서의 활동 | 학문의 자유와 책임 | 공공에서의 지식인: 콘퍼런스, 대담과 토론 그리고 지위의 추구 | 공공의 장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 | 교수의 공적 역할
6장 대학의 이상과 제도
도전 과제의 정의 | 정년 체제 | 기관의 책임성 장려 | 대학의 우선순위: 명성의 추구와 지식의 추구
감사의 말 | 주 | 참고문헌 | 찾아보기
대학이라는 사회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교수, 연구자, 학생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미국 교수가 쓴 글임에도, 공감되는 바가 많다. 많은 대학생들이 왜 대학에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고, 대학에서 배우는게 없는 것 같다고 느끼는 현상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른 것이 없는 모양이다. 이런 문제의식에 바탕을 두고서, 글쓴이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그리고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오기로 결정한 학생들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에 대해 결론에서 다룬다. 이 책을 사면서, 지식인적인 삶의 태도라던가, 지식인들이 직장으로 많이들 택하는 대학이라는 사회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보고 싶었는데, 주로 이 책은 문제지적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간혹 '교수'를 직업으로 하고 싶다는 후배들을 만난다. 저도 형님처럼 대학원 가서 공부 더 해서 교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그들이 말할 때, 별 생각 없이 웃고 말았었는데, 자세히 생각해보니, '교수'를 목표로 학문의 길에 들어서도 괜찮을까 라는 걱정이 문득 들었다.
대학이란 곳에서 학문을, 혹은 직위나 명예를 좇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또 고민하게 될 것이고, 대학생들이라면 나를 가르치는 교수나 강사들의 세계가, 그리고 내가 돈을 지불하고 있는 이 대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대학에 관련된 이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