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마무리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간밤에 타결되었다는 소식을 자세히 보려 경향신문에 접속했다. 메인 화면에 [단독]정부 ‘대국민 SNS 소통’ 아프리카보다 못해 라는 기사가 있어 나도 모르게 그걸 먼저 클릭했다.
이 기사의 요지는 Twiplomacy가 전세계 정부 관련트위터들을 분석하였는데, 대한민국 청와대 계정의 '인구대비 팔로워'수가 아프리카의 르완다보다 못하다는 것이 문제고, 전자정부가 발달한 대한민국 정부의 소통이 부족한게 아니냐는 것인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어느 아프리카 국가보다 못하길래 이렇게 기사까지 쓰셨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아마 이 기자님이 본 원래 글은 이것인것 같다. OECE Insight라는 곳에 실린 글인데, Reaching Maturity in Government Use of Social Media 이 글에 보면, 몇가지 그래프와 함께 정부의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위 그래프는 인구대비 팔로워수가 가장 많은 정부 트위터계정 순위이다. 에콰도르가 1위, 영국이 2위, 칠레가 3위 등을 보이고 있다.
아래 그래프는 팔로워수가 가장 빨리 늘어난 계정들의 순위다. 아프가니스탄이 1위, 사우디아라비아가 2위, 인도가 3위다.
이 두 그래프 모두 한국은 찾아볼 수 없다. 아프리카 국가는 조금 보이는데, 보츠와나 정부가 인구대비 팔로워수 비율이 일본, 프랑스와 같다. 그리고 빠르게 성장중인 정부 트위터 계정엔 케냐, 코트디부아르, 말리 그리고 모로가 보인다.
한국을 찾으려면 전체 데이터를 확인해야해서 OECE에서 Twiplomacy와 WorldBank의 자료를 종합하여 정리해 놓은 자료를 다운받았다. (원래 데이터) 자료에서 보니, 청와대 트위터의 팔로워수는 17만명으로, 인구대비 0.4%정도였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정부로는 독일, 핀란드, 인도 정부의 트위터들이 있다.
그럼 어느 아프리카보다 못하기에, 이런 기사가 나왔을까? 놀랍게도, 청와대 트위터보다 더 많은 '인구대비 팔로워비율'을 보인 아프리카 국가는 네개 뿐이었다. 보츠와나 1.0%, 남아프리카공화국 0.7, 트리니다드토바고 0.7, 케냐 0.4. 그런데도 그렇게 제목을 뽑았다니 안타깝다.
아프리카보다 못하다는게 큰일이 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분석해 보자면 몇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우선, 대한민국의 트위터 인구가 적다. 단적인 예로 청와대 페이스북만봐도 좋아요가 50만명이 넘는다. 두번째는 보츠와나는 인구가 200만정도로 적은 국가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트위터 사용자가 많기로 유명한 국가이기 때문에, 적절한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는 국경이 없다. 저 팔로워들의 국적을 다 분석할게 아니라면, 정말 정부와 시민들간의 소통에 대해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백악관 트위터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는 국가 정부의 소셜미디어를 팔로우하고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한국이 인기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는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등이다. 한국정부의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한국어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거의 팔로우 하지 않을 것 같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부와 시민들이 소통하며, 함께 무언가 해 나갈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일이다. 그리고 소통의 부재를 꼬집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아프리카보다 못해'라는 말은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