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정보 빈곤국 대한민국.

요즘 카카오톡이 5.0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채널'이란게 생겼다. 다음의 컨텐츠를 선별하여 나열해주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심심할때 나도 모르게 채널을 뒤적거리게 된다. 카톡이 이제 포털사이트의 역할까지 하려나보다. 여튼, 오늘도 지하철을 타고 집에오다가 채널을 뒤적거리는데, '위대한 자연, 세렝게티와 킬리만자로'라는 제목의 글이 있어 눌러보았다. 하지만 첫문장부터 실망했다.


'케냐에는 유명한 세렝게티 국립공원이 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세렝게티 대 평원은 케냐와 탄자니아에 걸쳐있다. 하지만 '세렝게티 국립공원' 즉 Serengeti National Park은 탄자니아에 있다. 그래서 일단 다음 백과측에 오류신고를 하고, 출처를 살펴보니 이슬람 전문가, '이희수'선생님이 쓴 책 '처음 만나는 세계 문명'이란 곳이 출처였다. 아마도 이 책에서 빌려온 내용이라 다음측에서 수정을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튼, 이 책은 2009년도에 나온 책, 오래되고 오류있는 정보가 2015년에도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긴 얼마전 네이버사전에 추가된 스와힐리어 사전은 엄청 오래된, 1999년 사전을 온라인화 한 것이었으니 새삼스럽지는 않다.

아프리카를 '빈곤'과 연결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오늘 우리나라가 정말 아프리카 정보에 '빈곤'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이희수 선생님은, 학교다닐때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어 괜히 이름을 보면 반갑고 , 미 개척 분야인 이슬람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누구보다 앞서 연구하셨다는 점에서는 존경스럽지만, 이 책에서 서술한 아프리카에 대해선 아주 큰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디테일에 신경써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세렝게티는 케냐지, 킬리만자로도 케냐지,' 이런 생각으로 고민없이 쓰신 것 같다. 오류는 위 항목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인도양을 향한 문화의 출구, 다르 에 살람과 잔지바르' 라는 챕터에서는 일단 탄자니아의 Dar es Salaam의 한글 표기를 이상하게 하고 있다. 보통 '다르에스살람'이나 '다레살람'(외교부는 다레살람으로 적고 있다.)으로 표기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특이한 표기를 하셨다. 마지막 문단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탄자니아 속담이 소개되는데, 번역을 이상하게 하셨다. '하라카 하라카 하이나 바라카'라는 속담을 소개하면서 '내일 할 수 있는 일은 내일로 미루자.'라고 번역하셨다. 이 속담을 스와힐리어로 쓰면 Haraka Harak Haina Baraka인데, Haraka Haraka가 '빨리 빨리'이고 Haina가 '없다'이며, Baraka가 '행운','복'이다. 그러니 '빨리빨리하면 복이 달아난다.' 정도로 번역하는게 더 원래 뜻에 가깝다고 생각이 되는데, 이희수선생님의 번역은 뭔가 '게으른 느낌'을 가득 담은 번역이라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케냐' 챕터에서도 오류가 발견된다. 이 글은 다음 포털에서 '케냐'를 검색하면 첫 페이지 중단에 노출되는 분야인데도 오류가 있다.

마사이족을 '아프리카의 자존심'으로 부르는 것은, 그런 의견을 가질 수도 있으니 그렇다고 해도, '나일 강의 시작인 빅토리아 호수, 눈 덮인 킬리만자로 산, 동물들의 천국인 세렝게티 대평원까지 꿈틀거리는 자연의 모든 것이 케냐에 살아 있습니다.' 라고 한다면 케냐를 너무 잘 소개하고 싶은 욕심에 사실확인을 잘 하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선 빅토리아 호수가 케냐에 걸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프리카 대륙에거 가장 큰 호수, 빅토리아 호수는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 3개국에 걸쳐있다. 빅토리아 호수에 가장 큰 영토를 가진 국가는 탄자니아이다. 탄자니아가 49%를, 우간다가 45%를, 케냐가 6%를 차지하고 있다.(위키피디아 Lake Victoria참고)
세렝게티도 케냐에 끼워넣기에는 좀 애매하다. 아래 사진을 보듯, 세렝케티 대 평원의 생태계가 케냐 마사이 마라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쨋든 케냐에서는 그 지역을 마사이 마라라고 부르고 있고, 앞서 말했듯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탄자니아의 국립공원이다. 마사이 마라와 세렝게티, 이 두 지역은 동물들의 대 이동으로 연결되어 있고 이 이동기에 여행으로 가장 성수기이기 때문에, 동물의 이동으로 엮여서 주로 이야기된다. 예를 들자면 이런식이다. '어떤 시즌에는 탄자니아의 세렝게티에서 케냐의 마사이 마라로 이런저런동물들이 이동하고, 어떤 시즌에는 반대로 이동한다.'
출처: Serengeti Watch
마지막으로 킬리만자로는 많은 사람들이 케냐와 탄자니아 사이에 위치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킬리만자로의 영역은 케냐영토에 하나도 걸쳐있지 않다.

왜 이런 실수를 하게 되는지는 케냐의 관광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케냐의 유명한 관광지로는 나이로비 국립공원, 라무섬, 케냐산(킬리만자로에 이어 아프리카 대륙 두번째 큰 산이다. 5,199m), 마사이마라, 암보셀리 국립공원, 몸바사, 말린디 등등이 있을텐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만한 곳들이 아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세계문명, 그 중 아프리카 문명을 소개하는데 있어 세렝게티나 킬리만자로 같은 익숙한 이름들을 쓰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들에 대해 수정요청을 해 놓았지만, 과연 수정이 될지, 더 지켜보아야 겠다. 그리고 더불어 나도 더 좋은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 2015년 8월 4일 확인해보니, '위대한 자연, 세렝게티와 킬리만자로', 그리고 '인도양을 향한 문화의 출구, 다르 에스 살람과 잔지바르'는 바르게 수정되었습니다. 다음 백과사전 운영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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